내 안에 매일 오시는 예수님-(1)우리를 찾아오는 사랑

[ 특집 ]

성종현 교수
2015년 12월 02일(수) 09:27

성종현 교수/장신대 명예

어느덧 또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푸르고 싱그러웠던 나무들은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있고 갑자기 추워진 초겨울 날씨는 가뜩이나 불안한 우리 마음을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적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파리 연쇄테러가 시베리아 강풍처럼 온 세상을 꽁꽁 얼어붙게 하고 있다. 무고한 130명의 사망자와 350여 명의 부상자들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2001년 미국 9.11 테러의 충격을 떠오르게 하는 끔찍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이들은 21세기형 십자군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실제로 IS의 지도자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의 알 누리 대사원에서 국가를 선포하고 "IS는 21세기판 십자군전쟁을 벌여 과거 12세기 유럽의 십자군을 궤멸시킨 이슬람의 영웅 살라딘의 영광을 되찾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연쇄테러의 최대 피해국인 프랑스는 IS에 전쟁을 선포했고 제2차 세계 대전 후에 처음으로 서방 군사대국들이 하나로 뭉쳐 IS 격퇴작전을 벌이고 있다. 

증오와 보복의 먹구름이 온 유럽을 뒤덮고 있고 이 와중에 갈 곳 없이 떠돌며 이 추운 겨울을 맞아야 하는 시리아난민들의 절망적 상황이 또한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성경의 하나님과 이 세상 이방신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리 하나님은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인간의 고난과 비극을 다 지켜보시고 그 부르짖음의 소리를 다 들으실 뿐 아니라 그 고난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는 하나님이라는 점이다. 
애굽에서 고난받는 약소 민족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을 보고 들으신 하나님은 놀라운 출애굽의 구원역사를 결행하신다: "내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고통을 분명히 보고 그들이 그들의 감독자로 말미암아 부르짖음을 듣고 그 근심을 알고 내가 내려가서 그들을 애굽인의 손에서 건져내고…"(출 3:7~8a). 성경의 하나님은 인간 세상만사에서 벗어나 신적 영광 가운데 홀로 안주하고 계시는 하나님이 아니다. 

그는 고난 받는 인간의 모든 고통을 보고, 듣고, 알고 하늘 영광에서 내려와 그들을 건져내시는 구원의 하나님이시다. 애굽의 고통 속에서 하나님께 부르짖었던 이스라엘 백성은 그 후 또 다시 바벨론의 포로가 되어 바벨론 강가에서 눈물과 탄식으로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여호와여 어느 때까지니이까 영원히 노하시리이까 우리 구원의 하나님이여 주의 이름의 영광스러운 행사를 위하여 우리를 도우시며 주의 이름을 증거하기 위하여 우리를 건지시며 우리 죄를 사하소서"(시 79:5.9). 하나님은 이 고난과 외침도 보고 들으시고 마침내 선지자 이사야를 통해 놀라운 출바벨론의 구원 역사를 시작하신다: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너희는 광야에서 여호와의 길을 예비하라 사막에서 우리 하나님의 대로를 평탄하게 하라…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사40:1.3.5). 우리의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고통을 보고 듣고 아시고 그 탄식하는 자들에 찾아 오셔서 그들을 구출해 내시는 구원의 하나님, 출애굽과 출바벨론의 하나님이시다.

예수께서 오시기 전 흑암에 덮힌 이 땅의 고통과 탄식, 인간의 죄악의 폭은 더욱 극렬했다. 창조주 하나님은 드디어 자신의 아들을 세상으로 파송하시어 죄악과 사탄의 권세 아래 탄식하는 땅의 백성들을 구원하기로 작정하신다. 

메시아요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은 나사렛 회당에서 선포하신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 4:18~19). 예수님은 이 땅의 모든 고난과 탄식의 근원을 우리 인간 속의 죄악과 그 배후에 역사하는 사탄의 권세로 보셨다. 예수님의 공생애의 목적은 바로 이 죄악과 사탄의 권세를 무너뜨리고 이 땅에 공의와 사랑과 평화의 하나님의 통치를 구현하는 것이었다. 예수님은 자신의 공생애 삶과 죽음으로 이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셨고 지금도 성령의 역사하심을 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 위에 확장해 가고 계신다. 세상의 어둠은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빛과 어둠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통치와, 패배한 세력으로 여전히 군림하고 있는 죄악과 사탄의 통치가 공존하는 세상 한 복판에 살고 있다. 세상 불안과 먹구름이 몰려온다 할지라도,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좌절과 불안, 고통의 한 복판일지라도 우리가 이 시간 선포해야 할 복음은 평화의 복음, 화해의 복음이고 우리가 실천해야 할 과제는 십자가의 사랑과 섬김의 의무이다. 

IS 테러, 시리아 난민, 청년 실업, 북한 참상, 경기 불황 등 여러 가지 먹구름이 우리 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독생자 되시고 우리의 구주되신 예수님은 평화의 왕으로, 구원의 메시아로 매일 성령 안에서 이 땅을 찾아오신다. 평화가 없는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평화와 사랑과 축복을 가득 싣고서… 갈릴리 예수님은 지금 이 시간에도 고난 받고 탄식하는 땅의 백성들에게 선포하신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하나님이 너희를 사랑하심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의 발을 씻김 같이 너희도 그렇게 서로 행하라…"(마 11:28, 요13:14,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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