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힘들지?" 이 한마디면 충분

[ 다음세대 ] 문화 행사로 다음세대 세우는 영락교회 '청소년 문화축제'& 과천교회 '과천스타'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5년 11월 23일(월) 17:53
   
▲ 영락교회 '조이투게더 2015'(왼쪽)와 과천교회 '과천스타 시즌6'

마음을 알아주고, 따뜻한 시선으로 보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힘을 얻을 때가 있다. 학업과 진로 고민으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넘치는 청소년들, 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고 그들의 문화를 그대로 인정하며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장(場)을 교회들이 마련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지난 21일 토요일 오후, 20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영락교회(이철신 목사 시무)로 모여 들었다. 그 이유는 교회서 마련한 '조이 투게더 2015' 청소년 문화축제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취업난과 입시경쟁에 내몰린 청소년들에게 기쁨을 전해주고, 비기독교 청소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서울 시내 25개 청소년 동아리가 참여한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 Y'를 시작으로 먹거리 잔치가 펼쳐지는 '플레이 존', 개그맨 김영철이 멘토로 나선 '힘을 내요! 슈퍼파월!' 특강, 마술공연, 콘서트 등이 진행됐다.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청소년들이 실제 교회의 문턱을 넘어오기는 쉽지 않다. 이들이 교회의 '터'를 한번이라도 밟고 그 안에서 기독교문화를 접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처음에는 영락교회 산하 대광중ㆍ고, 보성여중ㆍ고 등 7개 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서울지역 내 다른 기독교학교는 물론 비기독교학교까지 관심을 갖고 참여해 서울지역 49개 학교로 대상이 확대됐다.

이날 청소년들의 가장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된 프로그램은 '슈퍼스타Y'. 5, 60개 팀 300여 명의 청소년들이 미리 동영상 예선전을 펼쳤던 이 경연 프로그램은 12개팀이 본선을 올라 춤과, 노래, 치어리딩, 연극 등 각 분야에서 자신들의 끼와 재능을 펼쳤다.

행사의 진행을 맡은 함승수 목사(학원선교 담당)는 "청소년들은 참여적인 세대로 본인들이 직접 만들고, 뽐내기를 즐겨한다. 이런 청소년 축제를 통해 교회의 마당을 밟은 청소년들이 '교회가 우리를 이해해주네', '교회가 재미있네'라고 느낄 수 있고, 교회 울타리 안에서 좋은 추억, 좋은 인상을 경험할 수 있다면 선교의 좋은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며, "교회가 청소년들을 이해하고, 너희가 치열하게 사는 걸 이해한다는 시그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청소년들이 마땅히 누릴 수 있는 문화가 부족하고 기독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빈약한 가운데, 교회들이 마련하는 이러한 청소년 축제들은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큰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천 지역에서 6년째 청소년들이 재능을 펼치고 있는 '과천스타' 프로그램도 지역 교회가 마련한 무대이다. 과천교회(주현신 목사 시무)는 지난 2011년부터 지역의 청소년들이 좀 더 행복할 수 없을까를 고민하다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문화행사를 제공하기 위해 '과천스타'를 마련했다. 청소년들의 문화와 열정을 부모님, 친구들과 건강하게 나누고 꿈을 향해 도전하길 바라는 교회의 소망이 담긴 무대인 것.

청소년 세우기 프로젝트인 '과천스타'도 처음에는 교회 안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시즌3부터 과천시 전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범위를 확대해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과천교회는 학교나 지역의 동아리들이 운영계획서를 가지고 오면 이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는데, 이들은 처음에는 비기독교인으로 교회의 문턱을 넘었다가 나중에 크리스찬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14일 교회에서 열린 '과천스타 시즌6'은 지역내 7개 중ㆍ고등학교 21개 팀이 참가했다. 이날 교회는 일일카페를 운영하고 보드게임 등을 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해 지역내 청소년들을 자연스럽게 교회로 초대, 복음을 전하는 기회로 삼았다. 본회퍼는 교회를 "타자(他者)를 위한 교회, 공동체로 존재하는 그리스도"로 특별한 "계시의 공동체"라고 한 바 있다. 교회는 타자를 위해 존재할 때 빛이 난다는 것이다.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이 땅의 청소년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의지와 열정도 넘쳐나지만 이들을 둘러싼 환경은 만만치 않다. 힘들고 지친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갖고, 그들을 응원하며 격려하는 일은 다음세대를 세워가길 소망하는 교회가 반드시 관심가져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투자했으니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식의 경제논리는 버려야 한다고 한 학원선교 관계자는 지적한다. "밑빠진 독에 물붓듯 아이들에게 사랑을 부어야 한다. 감동하면 교회 다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라는 현장 사역자의 한 마디는 새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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