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퇴보인가, 정부의 치적인가? 두고 볼 일

[ 기고 ]

김상목 목사
2015년 11월 17일(화) 16:44

다음세대에 적지 않은 지대한 교육적인 영향을 미칠, 중ㆍ고등학교의 한국사 교과서가 정부의 행정고시로 드디어 국정화가 확정 되었다. 첨예한 찬반 여론 속에 이제 빠르게는 내년 총선에서 정치적인 민심 심판이 있을 것이고, 훗날에는 또다른 역사적인 심판이 있을 것이다.

우리 예장 통합 교단 총회 임원회와 교단 산하 장신대 역사 교수들 7명이 국정화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기총의 비롯한 또다른 교단에서는 찬성 성명을 내고, 장신대 김철홍 교수는 쉽지 않은 총회 임원회와 동료 역사 교수들, 학교 여론 분위기에도 담대하게 현행 교과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찬성 입장을 표하여 논쟁을 받기도 한다. 여하튼 정치적, 사회적인 분열만 아니라 신앙적인 다른 견해들이 표출되었다.

8가지 현존 검인정 교과서를 똑같이 읽고 검토하면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분석하는가 하면 너무나 극단적으로 좌편향 되었다고 분석을 하여 서로 다른 찬반을 한다. 정치적인 국민 여론과 역사학계의 찬반 여론에 따라 나는 이성적으로는 반대, 감성적으로는 찬성, 어느 곳에 가담해야 할지 혼란에 빠져 회색지대에 서 있었다. 신앙적으로도 예레미야의 현실 수용의 권고를 들어야 할지, 아모스의 미래 심판 경고를 들어야 할지 혼란스럽다.

학창시절, 나는 대부분의 학우들 처럼 당연히 군부 쿠데타, 독재 장기 집권 반대, 유신 결사(죽음을 각오하지 않았으면서도) 반대의 선동에 어울려 있었다. 그 때문인지 대학 4학년 1학기 6월에 느닷없이 군 입영영장을 받고, 복무를 하였다. 광주 전화국 초단파실에 파견되어 민청학련 사건의 조작, 전라도 지역의 정치 동향을 감시하는 의기롭지 못한 기이한 고통도 경험하였다.

1979년 10월 장신대 채플실에서 장엄한 장신대 선언(?)을 초안하였다 하여 안기부(국정원 전신)에 쫓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10월 26일 박대통령 서거 소식에 슬픔의 애도하는 눈물이 나왔다. 지금은 1인 시위가 대중적 인기를 누리며 마음껏 자기 의기와 애국을 홍보할 수도 있지만, 우리 젊은 날에는 머리 띠를 두루고 광화문 광장에 섰다간 언론에서도 물론 홍보해 줄 수 없었고, 그 즉시 철창행이었다.

그리고 가족들, 사랑하는 이웃들에 붙들려 가택 연금 당하고…. 그러나 그 어느 날, 고 박정희 대통령의 애국심 눈물을 보고 나보다 훨씬 비교할 수 없는 농민들 걱정하는 눈물을 보고, 이성적으로는 잘 되지 않았으나 심정적으로 가슴 뭉클한 지지자가 되었다. 지금 우리는 부인 할 수 없는 그분의 독재적 발상에 긍정적인 국가 부의 혜택을 누리지 않는가? 유신 체제를 반성하듯이, 도저히 비교할 수 없는 북한의 실패한 세습 억압 독재를 긍휼히 여기며 실상을 가르쳐야 하지 않을까?

나는 45년 장기 집권, 지금도 아들 세습 집권을 하고 있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15년, 사회주의 군부 독재를 하는 미얀마에서 10년 선교 사역을 하면서 독재체제의 실상을 경험하였다. 어떤 독재 정치체제도 결코 미화할 수 없지만, 예레미야는 바벨론 포로, 식민 생활도 하나님 뜻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매우 소란스런 저항의 혼란도 있겠지만, 이제 국정화 역사 교과서로 당분간은 아이들이 교육을 받게 될 것이다.

역사적 퇴보가 될지, 하나님의 심판이 따르게 될지, 아니면 현 정부의 또다른 치적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확실히 민주적인 방법의 결정은 아니다. 수 많은 또다른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 결정이다.

나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이성적으로 반대 한다. 역사학자 이만열 교수님의 충정을 지지한다. 또한 긍정적으로 나라 사랑, 민족 사랑, 선조 역사 사랑을 가르쳐야 한다는 이론에 감성적으로 찬성한다.

장신대 김철홍 교수의 찬성 용기에 호응한다. 신앙적으로 주님의 기도 따라 하면서 민주적이든, 독재적이든 어떤 형태로든 하나님의 결정에 순종하려 한다. 같은 신앙인에게 바라기에는 자기 생각, 자기 믿음의 정당성을 합리화 하기 위해, 부디 성경 말씀, 하나님의 말씀, 예수님의 행적을 들춰서 논쟁 삼거나 다양한 신앙 고백을 정죄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결국은 우리 모두가 하나의 예수 신앙 안에서 서로 다른 신앙 체험이 있지 않은가?

김상옥 목사(전 가봉, 미얀마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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