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열 걸음 보다 모두가 한 걸음'

[ NGO칼럼 ]

정시몬 사무국장
2015년 11월 17일(화) 16:39

새터민 고용을 위해서 장터는 주식회사 지아이엘(G.I.L)을 통해서 새터민 고용에 앞장서고 있다. '혼자 열 걸음 보다 모두가 한 걸음'이란 슬로건으로 바른 먹거리를 회복하고, 농촌과 도시가 취약계층과 비취약계층이 함께 공존해야 된다는 환경적 필요와 시대적 요구를 추구, 실현하기 위해 출범한 아름다운 작은 공동체다.

GMO식품이 이미 우리 다음세대들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어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 유통하여 바른 먹거리를 회복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농산물을 통하여 농촌과 도시가 새롭게 상생할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되며 또한 이 과정에서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혼자 열걸음 보다 모두가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환경적 필요와 시대적 요구를 추구하기 위함이다.

지아이엘은 장터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과 함께 2014년 5월에 법인 등록하여 현재 일선 중ㆍ고등학교 8개 학교와 복지관 2곳, 국군고양병원, 요양병원, 일반산업체등 매출은 월 1억4000만원으로 아주 작은 회사이지만 처음 태생에 맞게 새터민 총 6명과 비취약계층 6명, 합 12명이서 열심히 그리고 아주 행복하게 근무하고 있다.

앞으로도 장애인과 새터민 고용에 가장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장터에서 일하고 있는 새터민 박**자매는 생협매장에서 매장매니저로 늘 밝게 웃고 일하지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아래의 글은 박**자매의 간증이다. 새터민으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꼭 말하고 싶다고 하여 동의를 얻어 올린다.

나는 1967년 7월생 박**라고 한다. 북한에서 살다가 2000년 9월 중국에 왔다. 친척분을 통해 중국분을 소개 받아 함께 살았다. 사랑하는 딸도 낳았다. 딸 하나를 보며 살았는데 딸이 돌도 되기 전에 북송되었다. 중국 공안에서 누군가가 고자질하여 잡혀가게 되었다. 딸과 헤어지는 그 순간 너무도 마음이 아프고 숨이 막혔고 어찌 할 바를 몰랐지만 북한 사람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잡혀서 2003년 3월 30일에 중국 연길 흥안 구류소에 들어가게 되었다.

4월 9일에 중국 도문에서 온성이라는 곳으로 가서 보위부를 거쳐 온성 단련대에 있다가 4월 25일 다시 청진으로 넘어가 고향까지 가게 되었다. 북한이라는 나라는 기차도 잘 안다니고 고향까지 가는 길이 거의 두 달이 되었던 것 같다. 6월 1일에 고향에 도착해 시안전국까지 가서 다시 단련대에 들어가 6개월을 지냈는데 눈물과 땀에 범벅이 되어 일을 하였다.

애 울음소리만 들어도 같이 울었고 돌잔치도 못해준 애가 불쌍해서 또 울었다. 북한에서는 중국에서 애를 낳았다는 말도 못하고, 혼자서 울고 또 울고 그렇게 사랑하는 딸 아이를 만나는 그날을 위해서 이를 악물고 살았다. 그러다 2003년 12월 6일 다시 단련대에서 나와 그 날 한 선배님의 도움으로 중국으로 다시 나왔다.

2004년 1월 1일에 중국에 도착한 순간 애 아빠에게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아서 다시 큰 집에 전화를 했었다. 그런데 큰 집에서 하는 말이 애는 없으니까 다신 우리 동생 찾지 말라고 하며  1월 1일 추운 아침에 갈 곳도 없는 나를 내쳤다.

그리고 나서 모든 절망을 딛고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리고 오직 딸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지금까지 버텨왔다. 그러던 차에 최근 4월 23일에 전화가 와서 애를 데리고 있으니 중국 돈 300원만 주고 애를 찾아오면 된다고 하였다. 계속적인 희망에 사로잡혀 애를 찾아준다는 그 이유만으로 믿고 보내준 돈이 2천만원 가량 되는데 결국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내 입에서는 늘 '하나님 왜 저입니까? 사랑하는 딸을 만나고 싶은 것도 죄인가요? 제가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인가요?'라고 통곡하며 애절하게 하나님께 물었다. 다행히 장터에서 일하면서 아직도 희망을 놓지 않고 여러 공동체 식구들과 고비를 나누며 기도 가운데 넘길 수 있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딸을 만나게 해주시고 더 나아가 이 땅에 통일이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리고 있다.

박**자매는 지금 장터사회적협동조합에서 생협 매장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장터는 새터민들에 아픈 마음을 공유하며 직장을 넘어서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마음으로 새터민 일자리 창출을 하고 있다. 앞으로 장터사회적협동조합은 장애인과 새터민의 안정적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더욱 노력할 것이다.

고양시에 올 일이 있으시면 거룩한빛광성교회내에 장터사회적협동조합을 꼭 들러주고 그곳에서 일하는 장애인과 새터민 직원들을 격려해 주길 부탁드린다. 각 교회에도 이러한 운동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기도한다.

정시몬 사무국장(거룩한빛광성교회 해피월드복지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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