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김은 '한방'이 아니라 '꾸준함'

[ NGO칼럼 ]

박현홍 목사
2015년 11월 10일(화) 16:05

4~10년 동안 지속적인 러빙핸즈멘토링서비스를 받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러빙핸즈멘티가 벌써 62명이다. 물론 이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었다고해서 모두가 사회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기에 대안 없는 가출이나 비행과 같은 위험에 빠지지 않고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우리 활동가들은 늘 감격하고, 그들이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취업을 해서 자신의 길을 스스로 찾아가는 것을 볼때마다 이 일이 참 귀한 일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홀로 잘 자라준 것도 기특하고 고마운데 그보다 더한 선물과 열매가 되어 돌아오는 친구들이 있다. 2007년 러빙핸즈 설립 이후 졸업한 멘티들 중에서 자신도 나중에 어른이 되면 꼭 러빙핸즈멘토가 되고 싶다고 얘기를 한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러빙핸즈멘티를 졸업한 친구 중에서 러빙핸즈멘토가 나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대학생활이나 직장생활이 생각만큼 녹록하지 않고 러빙핸즈멘토양성과정(토요일 이틀, 18시간 과정)에 참석하기 위한 시간을 내는 것도 마음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4년 3월, 러빙핸즈 설립 8년차가 되는 시점에 드디어 러빙핸즈멘토양성과정을 수료한 러빙핸즈멘티 졸업생 중에서 멘토가 두명이나 나오게 되었다. 이 중 한 명은 중학교 3학년 멘티와 매칭을 한 후 1년, 현재 2년째 멘토링을 잘 진행하고 있고, 또 다른 한 명은 군대를 다녀온 이후 매칭을 하겠다고 약속을 한 상태이다.

예민하고 어려운 시기 멘티로서 멘토링을 경험한 멘토선생님들이 멘티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는, 그야말로 '준비된 멘토'가 되어주리라는 기대가 훌륭하게 증명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현재 2년차 러빙핸즈멘토로서 활동하고 있는 멘토선생님이 있다. 중학교 1학년 때 멘토선생님과 1:1로 만나 관계를 유지하다가 멘토선생님이 임용고시 통과 후 강원도로 이사를 가게 된 까닭에 두 사람의 만남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적이 있었다. 이 때 러빙핸즈에서는 기존 멘토선생님의 지인 중에서 멘토링을 이어나갈 멘토선생님을 추천하도록 요청을 했고 때마침 멘토선생님 학교 후배 중에서 지원자가 나오게 되었다.

기존 멘토선생님이 추천한 새 멘토선생님이 러빙핸즈멘토양성과정을 수료한 후 새로운 멘토로 멘티와 매칭이 되어 남은 기간 동안 관계를 잘 이어나가게 되었다. 이 선생님이 고3 졸업할 때까지 만남을 마무리해준 것이 결국은 또 다른 멘티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 것이다. 이 일은 멘토링을 전문으로 하는 우리 단체에도 큰 배움의 기회였다.

이 때 이후로 러빙핸즈에서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러빙핸즈멘토링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기존 멘토선생님이 직접 새 멘토선생님을 추천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기존 멘토선생님과 새 멘토선생님, 멘티가 관계에 관한 상실감과 상처없이 더 풍성한 만남으로 신뢰를 이어가게 돕는법을 하나 더 찾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러빙핸즈멘토링의 예를 통해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신앙생활을 하고 교회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누군가를 돕고 싶은 마음이 들고 또 실천을 해야 할 것 같은 도전을 받는 기회는 많다.

이 때 도움을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경우 도움을 주는 내 입장이기 쉬운데 이 같은 방식으로 도움을 주었다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중간에 도움을 주는 일을 그만 둔다든지 하는 것이 도움을 받는 아동ㆍ청소년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

지극히 작은 한 사람에게 행한 것이 바로 예수님께 한 것이라는 말씀을 기억하자. 큰일을 도모해서 크게 '한 방' 돕고 할 일을 마쳤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도움을 주어서 그 한 사람이 스스로 자립을 하고 또 그 사람이 이후 다른 한 사람을 도와서 또 스스로 일어나게 할 수 있도록 도와보자.

참 더디고 티는 잘 안나지만 그 작은 섬김이 이루어내는 변화의 힘은 결국은 사회 곳곳에서 보석과 같이 빛이 날 것이라고 믿는다. 러빙핸즈멘토양성과정(http://www.lovinghands.or.kr/gmglory/main/images3/mtp1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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