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명 받은 배경

[ 목양칼럼 ]

백남운 목사
2015년 11월 04일(수) 15:01
   

신학교에 입학해서 첫 MT를 갔을 때에 학우들끼리 어떻게 신학교에 오게 되었는지를 묻고 대답함으로써 목회자로서의 신고식을 한 기억이 난다.

고3 시절, 잠시 타오르는 열정적인 신앙이 있었다. 그때 "주님 주의 종이 되겠습니다"하며 기도했다가 바로 "주여 나 같은 놈이 어떻게 주의 종이 되겠습니까? 안됩니다"하고 취소했다. 주님은 취소한다는 기도는 듣지 않으시고 '주의 종이 되겠습니다'는 기도만 간직하셨던 것 같다.

대학 4학년 시절 갑작스럽게 군입대하여 군 생활하는 중에 "주의 종이 되겠습니다"는 기도가 떠오르지 않는가? '아, 나를 생각 할 수 있는 3년간의 시간을 주셨구나'하는 생각에 빠져 제대 말년에 "신학교를 가겠습니다. 주의 종이 되겠습니다"라고 서원했다. 그 때 다짐한 결심이 성령의 역사였기에 지금까지 후회 없이 기쁨으로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군 제대 후 4학년에 복학하여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는 중에 사탄 마귀는 좋아 할 일이 없었는지 금권, 권력, 명예의 3가지 시험을 다 받았다.

한 가지를 소개 하면 졸업을 앞둔 어느 날 전북대학교 이동술 총장님의 부름을 받았다. "백군 졸업하면 무슨 계획이 있나?" 침묵하고 있는 나에게 총장님은 학교에 남아 있으라고 하셨다. 나는 3일 동안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고, 주님께 기도했다. "너는 주의 종이 된다고 하였지 않느냐?"라는 음성이 들렸다. 곧바로 총장님께 찾아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신학을 하겠습니다"고 말씀을 드리고 곧바로 신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던 것이다.

목회의 책임성 있는 첫 경험이라고 할까? 신대원을 다니면서 인천제일교회 고등부 교육전도사로 일하고 있을 때 여름 수련회를 청평으로 5박 6일 예정하고 신청자를 받고 있었다.

소위 문제 학생들로 불리는 6명의 학생이 찾아와 "전도사님, 저희도 가면 안되요?" 물었다. "선생님들이 안가면 좋겠다고 해요", "그럼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냐?", "전도사님한테 허락맡으면 갈 수 있다고 해요", "너희들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스케줄 대로 잘 따라 할 수 있지?", "예", "그럼 가자". 아이들이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 곧바로 선생님들이 "전도사님 그 아이들을 어떻게 감당 하시려고 가자고 하셨어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별일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수련회를 떠나게 되었다.

100여 명의 학생들과 봉사자들이 5박 6일 일정으로 청평 고수부지에 대형 천막 10여 개를 치고 스케줄을 진행하는데 계속 비가 내려 고수부지가 고립되었다. 모두의 의견이 어떻게 하든지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수영을 잘 하는 학생들이 강 건너 양쪽에 로프를 묶었다. 그 로프를 잡고 목까지 차오르는 강물을 건너는 것이다. 로프를 잡고 건너던 여선생님이 '어마나'하더니 미끄러져 로프를 놓치고 그 뒤를 다르던 여학생들이 기겁하며 6명이 물에 떠내려가게 되었다.

그 순간 문제의 학생 6명이 순식간에 물에 뛰어들어 한명씩 부축해 나오는 광경은 잊을 수가 없다. 건너온 문제 학생 한 명이 내 뒤를 따라오면서 "전도사님 우리도 쓸데가 있지요?"

지금도 아찔한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그 때 그 학생들은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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