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 목회, 이렇게 준비하자 (1)화해를 위한 예배ㆍ설교 기획

[ 특집 ] 교인과 마주보며 '화해' 공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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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03일(화) 11:36

제100회 총회 주제인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를 성도들이 가장 가까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예배와 설교일 것이다. 교회력에 따른 설교지침과 예배 특성, 교회 절기와 기념일에 드리는 예배와 설교의 초점들, 화해를 위한 예배와 설교의 모형인 '화목제', 화해를 위한 예배 모형인 '시내산 사건' 등 박희종 목사(대봉교회)가 목회현장에서 실천한 생생한 예배관련 기획들을 요약해 싣는다.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죽음, 부활, 그리고 재림 안에서 완성된 구원 역사를 매년 재현하는 것"이다. 실제적으로 교회력은 성탄절과 부활절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교회력이 시작되는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사적 전반과 종말과 관련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초림에서부터, 마지막 재림하시는 종말에 이르는 하나님의 구속의 전 과정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절기이다. 대림절기의 설교는 4주로 나누어 할 수 있는데 첫 주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에 맞추어 교회력의 시작으로서의 신년이며,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대하는 주일이다. 둘째 주는 마지막 날에 있을 그의 두 번째 개선을 의미하며, 세례 요한 출현과 회개의 요청에 초점을 맞춘다. 셋째주는 세례 요한의 사역과 그의 사역이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는데 맞춰져 있음을 중심으로 설교한다. 넷째주는 대림절의 마지막 주일로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에 지대한 역할을 한 마리아와 구원사에서 그녀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설교할 수 있다.

성탄 절기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무엇보다도 성육신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감사하는 것이며, 이 성육신의 사건을 성도들이 기억하고 회상케 함으로써 구원에 대한 기독교 신앙의 확고한 기초를 마련하는 데 있다. 필자의 교회에서는 오랜전통으로 성탄절 예배시 봉헌 시간에는 아기 예수를 경배한 목자들과 동방박사들을 회상하며, 온 성도들이 강단을 향해 나와 예물을 드리며 아기 예수를 경배한다. 봉헌된 모든 예물은 교회 경상비가 아닌 가난한 이웃과 고통당하는 자들을 위한 구제비로 사용된다.

주현절은 하나님의 말씀이신 예수께서 육신을 입고 현현하신 성육신의 사건을 축하하며 그분께서 이 땅에서 시작하신 첫 번째 사역들을 기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절기에는 동방박사 이야기와 예수님의 가나 혼인잔치를 기억하면서 인간의 작은 필요까지도 채우시는 그 분께 감사하는 일이 예배의 중심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 

사순절은 '재의 수요일'이라고 불리는 수요일부터 부활절 전날인 성토요일까지 기간을 말한다. 개혁교회에서는 종려주일 예배시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축하하고 환영하면서 흔들었던 종려나무를 1년간 보존하였다가 다음 해 불에 태워 '재의 수요일'에 사용한다. 우리 교회에서도 '재의 수요일'에는 재를 만들어서 교인들이 강단 앞으로 나오면 이마에 재를 발라주고, 성도들은 "나는 하나님 앞에서 죄인입니다. 회개하는 삶을 살겠습니다"라는 고백을 하는 의식을 한다.

부활주일부터 50일 동안 계속되는 부활절기는 '기쁨의 50일'로 불리며, 이 기간 동안 특별히 '짜증을 내는 것도 죄'라는 의식으로 훈련을 받고, "짜증내지 맙시다"라는 구호를 외친다. 이 기간은 5월의 가정의 달과 맞물려 있기에 가족들과 공동체별로 예배하고 친교하는 것을 장려한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책임있는 시민의식과 역사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민족 기념일에는 꼭 예배를 드린다. 3ㆍ1절과 같은 국경일은 주일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필자의 교회에서는 매년 2월 마지막 주간은 '신학기 맞이 자녀들과 함께 하는 특별새벽기도회'를 연중행사로 갖는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는 '봄방학'이라 불리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기간이다. 자녀들과 부모들이 함께 예배드리면 일주일 동안 계속된 이 특별새벽기도회의 절정인 마지막 날이 3ㆍ1절이 된다.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게 하며, 예배 순서에 애국가, 3ㆍ1절 노래 등을 부르게 한다. 민족시인 윤동주의 '십자가' 시 낭독도 교인들이 은혜받는 순서 중 하나다.

추수감사주일은 감사절의 설교는 '감사'만이 아니라, 더 큰 감사를 할 수 있도록 용서하고 용서 위에 사랑의 띠를 띠우고, 거기서 얻어진 평강으로 감사하면서 하나님 앞에 찬양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을 그려준다.

환자 방문 성찬례는 교회에 참석하지 못하시는 연로하신 어르신들을 위해 교회에서는 성만찬이 끝나면 교구별로 부목사들이 먼저 파악해 놓은 순서대로 요양원, 병원, 가정을 순방하면서 성만찬을 집례한다.

화목제는 예배자가 하나님과 화목케 되기를 기대하며 드리는 제사이다. 하나님은 화목의 제물을 통해 범죄한 인간이 하나님과 화목케 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았다. 화목제는 하나님의 임재 가운데 잔치를 즐기는 기쁨의 시간으로서 하나님께 예물을 드릴 뿐만 아니라, 성소에 모인 무리와 함께 나누기도 한다. 화목제에는 일반감사를 뜻하는 '감사제'와 특별감사를 뜻하는 '낙헌제(자원제)'와 더 깊은 서원의 표시로 드리는 '서원제'가 있다. 

1970년대 이후 북미를 중심으로 설교학계에서는 설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출현과 함께 새 국면을 맞게 된다. 설교의 해석학적인 관점과 신학의 언어학적인 측면, 설교의 예술적 측면을 새롭게 조명하자는 운동이 전개된다. 이 새로운 패러다임은 어거스틴에서부터 시작된 수사학에 근거하는 전통적인 설교의 형식을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거의 1500년 동안 지배해온 전통적인 설교는 교육적이고 논리적인 설교의 형식이었다.

전통적인 설교학은 스콜라주의 영향과 함께 소위 '명료한 이해와 명료한 해석, 명료한 적용'을 중요시하는, 즉 본문이 주석적으로 이해되고, 신학적으로 해석되며, 적용되는 형태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설교의 특징은 연역적이고, 명제적이며, 성경이 가지는 이야기를 상실하게 되었다. 주로 개념들을 전달하고, 대지를 만들어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설교는 '교육적인 설교', 혹은 '가르침으로서의 설교'와 동일시된다. 이러한 형식은 이성을 사고와 가치의 판단 기준으로 삼았던 계몽주의 이후 형성된 설교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어, 이성적인 논리와 분석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새로운 설교학(New Homiletic)' 운동의 설교학적인 특징은 귀납적 설교, 설교의 이야기성 회복, 복음의 경험, 시적인 언어의 회복, 청중의 역할에 대한 재해석이다. 그래서 귀납적 설교, 이야기식 설교, 현상학적인 전개식 설교, 4 페이지 설교 등 새로운 설교의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이와 함께 말씀 선포자는 내가 선포한 설교는 설교의 목적에 부합한가, 철저하게 본문에 복종하고 있는가, 설교의 전달을 위한 에토스(ethos), 페이소스(pathos)는 갖추어져 있는가, 커뮤니케이션은 잘 되어 있는가, 청중들이 내 설교와 함께 여정을 가고 있는가 등 설교에 대한 반성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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