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 가능해

[ 이야기가 있는 예배 ] 주일예배, 사도신경이 아닌 니케아신경으로 신앙고백해도 되나요?

김명실 교수
2015년 10월 27일(화) 15:36
   
▲ 동방정교회의 아이콘 속에 나타난 325년 니케아공의회의 모습.

요즈음 사도신경이 아닌 니케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하는 교회들이 늘어나면서, 그러한 변화가 바람직한 것인지 묻는 분들이 적지 않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사도신경과 니케아신경 모두 그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사도신경에 익숙한 한국교회들과는 달리 세계교회의 대부분이 니케아신경을 더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세례성례전이 있을 경우에는 사도신경을 선택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부터 사도신경이 세례문답자들을 위해 만들어지고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방교회는 세례성례전에서도 니케아신경을 사용해왔기에, 사도신경을 사용해본 적이 없다.

그럼 왜 니케아신경인가? 니케아신경은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작성되었고, 381년 콘스탄티노플 공의회에서 수정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것은 동ㆍ서방 교회의 분리 이전에 채택된 것이기에 그 역사적 의의가 클 뿐만 아니라, 당시의 이단들을 대처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삼위일체의 복잡한 신학적 진술들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기에 회중들의 교리적 변별력을 함양하는데 더 효과적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도신경은 무엇인가? 우리가 알고 사도신경은 니케아신경보다 몇 세기 뒤에 나온 것이지만, 니케아신경 만큼 하나님과의 관련성 속에서 예수와 성령의 신성을 분명히 드러내지 않기에 삼위일체를 부정하는 이단들도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한다.

'사도신경'이란 말은 390년에 교황에게 보내는 암브로스의 편지에 나타나지만 오늘날의 것보다는 훨씬 간략한 형태이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도신경은 8세기 초에 쓰인 책 속에서 처음 소개되었다.

예배당 밖에서 세례를 받을 때에 암송되었던 사도신경이 세례가 예배당 안에서 행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예배의 한 부분이 되었고, 개인의 신앙고백이 아닌 회중의 신앙고백으로 발전한 것이다. 사도신경의 이러한 예배사적 의의를 높이 평가하면서 세례성례전이 있을 때에 사도신경을 선택한다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도신경이나 니케아신경의 위치는 역사적 과정을 통해 다양하게 변해왔는데 어떤 전통에서는 예배의 앞부분에 혹은 성경봉독이나 설교 후에 오기도 했으며, 성찬식 시작 전이나 분병분잔 직전에 오기도 하였다.

이러한 다양성은 현대교회들 속에서도 간혹 나타나지만 20세기 예배개혁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통일된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 개신교회는 조금 예외적이지만 대부분의 서방전통은 설교 후에 신앙고백을 하고 있고, 동방전통은 성찬성례전 전에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 만일 세례가 없다면 설교 후에 성찬이 이어지기에, 사실상 현대 기독교 대부분이 비슷한 위치에서 신앙고백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도신경이나 니케아신경은 중세로 들어서면서부터 회중이나 성직자들에 의해 노래로 불리기도 했는데, 종교개혁자 칼빈은 말씀 후에 신앙고백을 노래하면서 성찬식탁을 준비하라고 권면하였을 정도이다.

또한 성찬성례전이 있을 경우, 성찬감사기도가 신앙고백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기에 신앙고백이 생략되기도 한다. 니케아신경이든 사도신경이든, 또 어떤 위치와 어떤 형태로 행하든지 각 전통에 적합한 예배신학적 내러티브를 갖고 있다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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