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바른 읽기, 정확한 발음이 '소통'의 시작

[ 기고 ] 바르게 읽고 바른 발음을 ② 

조종팔 장로
2015년 10월 27일(화) 15:03

연음해서는 안 되는 예외가 있는데 'ㄷ' 'ㅌ' 다음에 전설모음(前舌母音) '이' 모음이 이어질 때에는 구개음으로 변하여 'ㄷ'은 'ㅈ'으로 'ㅌ'은 'ㅊ'으로 읽어야 한다. 예를 들면 '미닫이'를 '미다지'로 '해돋이'를 '해도지'로 '쇠붙이'를 '쇠부치'로 '피붙이'를 '피부치'로 '밭이'를 '바치'로 구개음화 된 발음으로 읽어야하는데 또 여기에 영향 입은 탓인지 혹자는 '밭을(바틀)'을 '바츨'로 '밭에(바테)'를 '바체'로 읽거나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보는데 이것은 마치 '같아서'를 '가차서'로 '같으니'를 '가츠니'로 읽고 말하는 것과 같다.

또 체언의 끝 받침 다음에 모음이 이어지더라도 그 받침소리가 그대로 연음 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앞에서 말한 종속적 관계가 아닌 대립적 관계(제 홀로 설 수 있는 말. 즉 체언이 될 수 있는 말)의 낱말의 모음이 올 때에는 연음 아닌 절음 현상에 의해 '대표음'으로 읽히는데 'ㄷㅅㅈㅊㅌㅎ'은 대표음 'ㄷ'으로, 'ㄱㅋ'은 'ㄱ'으로 'ㅂㅍ'은 대표음 'ㅂ'으로 읽힌다. 예를 들면 '옷 안'이 '오 산' 아닌 '오 단'으로 ''어른'이 '우서른' 아닌 '우더른'으로 '꽃 안'이 '꼬 찬' 아닌 '꼬 단'으로 '부엌 안'이 '부어 칸' 아닌 '부어 간'으로 '잎 위'가 '이 퓌' 아닌 '이 뷔'로 자연스럽게 읽히는 경우가 그것이다.

때로는 가장 정확한 발음을 선도해야 할 방송 매체에서조차 틀린 발음을 내보내는 경우를 종종 접하는데 오래 전 모 가수가 부른 '제3 한강교 밑을'의 '밑을(미틀)'을 '미츨'의 틀린 발음으로 장기간 내 보낸 적이 있고, 심지어 발음의 표준이 돼야 할 아나운서들까지도 언중에게 대단한 영향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발음을 듣는데 한 예로 '다리가 끊기고'를 '끈키고'로 하지 않고 '끈기고'로 읽는(말하는) 경우인데, 우리 국어에서 유기음 'ㅎ' 다음에 예사소리 'ㄱㄷㅂㅈ'이 이어지면 이 예사소리가 거센 소리(격음)으로 바뀌어 'ㅋㅌㅍㅊ'으로 읽어야 옳다.

'많다 많고 많지'가 '만타 만코 만치'로 '옳다 옳고 옳지'가 '올타 올코 올치'로 '닳다 닳고 닳지'가 '달타 달코 달치'로 읽어야지 'ㅎ'을 탈락시키고 '끈기고 끈기다'로 말하거나 읽는 것은 마치 '많다 많고 많지'와 '닳다 닳고 닳지'를 '만다 만고 만지'로 '달다 달고 달지'로 말하거나 읽는 것과 다르지 않다.

또 모음의 발음이 분명치 못하여 뜻이 모호하게 들리는 경우인데 'ㅐ와 ㅔ' 'ㅡ와 ㅓ'의 발음의 구별이다. '내가'와 '네가'의 발음이 모호해서 1인칭 '나'와 2인칭 '너'가 혼동되어 들리는 경우와 '재일(在日)'과 '제일(第一)'을 구분 없이 발음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ㅡ'와 'ㅓ'는 모두 중설모음(中舌母音)이지만 'ㅡ'는 'ㅓ'보다 발음기관인 입 안에서 높은 발음위치이고 'ㅓ'는 'ㅡ'보다 낮은 발음 위치이면서 구개도(口開度)가 더 크다. 입 안에서의 모음의 발음위치와 구개도를 모음 3각도로 표시하는데 이를 통해서 발음을 익히면 효과적이겠다.

또 단모음 'ㅚ'와 복모음 'ㅞ'를 구분 없이 발음하는 경우를 보는데 단모음(정모음)은 발음기관의 변동(움직임)없이, 복모음(동모음)은 발음의 처음과 끝이 달라 2중으로 발음 되는 경우인데, 이것은 모음의 글자가 겹쳤는가 아닌가에 구분 없이, 발음에 의해 주어진 명칭이다. 'ㅑㅕㅛㅠ'는 글자는 안 겹쳤어도 복모음이고 'ㅐ(æ)ㅔ(e)ㅚ(Ø)'는 글자는 겹쳤어도 소리는 단모음이다.

교역자나 평신도가 특히 강단에서 많은 회중 앞에서 성경을 읽거나 말할 때는 바르게 읽고 바르게 발음해 어휘의 내용인 의미가 굴절 되지 않고 제대로 정확히 회중에 전수 되도록 보다 더 신경을 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