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원의 합창이야기<3>, 찬양대 지휘자에 대한 예우

[ 문화 ]

윤학원 장로
2015년 10월 20일(화) 10:17

어느 교회에 세미나를 간 적이 있었다. 목사님께서 "우리 교회에는 찬양대 지휘자들이 무보수로 지휘를 합니다"하고 자랑스럽게 말씀 하셨다. 나는 그 목사님을 보면서 '참 이것이 자랑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였다.

교회 찬양대에 지휘자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세월의 교육이 필요하다. 지휘자는 피아노도 알아야 되고, 노래도 알아야 되고, 지휘법도 배워야 하고, 사람을 경영하는 것도 알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공부해야한다.

그렇게 공부하고 교회에서 찬양대 지휘를 하는데 무보수로 한다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예의를 져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교회가 돈 만을 위해 가는 곳은 아니다. 그러나 목사님이 설교하시면 교회에서 그 목사님의 생활을 책임져 주는 것처럼 찬양을 담당하는 사람도 목사님의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례는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지휘자가 학교의 교직자라던가 시립합창단의 지휘자라던가 혹은 자기 사업이 있어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없을 때에는 조금 조정을 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평생을 지휘하면서 살았다. 내가 젊었을 때는 내 직업이 방송인이어서 월급을 아주 적게 받았다. 아이는 둘씩이나 있고, 집에 들어가는 돈은 많은데 내가 버는 것은 정말 적었다. 그래서 교회에서 조금씩 주는 거마비 조의 돈도 나에게 굉장히 큰 선물이었다.

아마 지휘자들 중에서 그런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 후에 내가 대학 교수가 되고, 돈을 벌 만큼 벌게 되자 교회에서 받는 사례금을 성가대의 운영비에 보태던지 독창자들을 쓰는 데 사용하던지 독창자들의 점심을 사주는 데 사용했다. 교회에서 받는 돈을 일부러 다 받았다. 왜냐하면 전에 나처럼 어려운 지휘자들이 나 때문에 사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는 음악 목사가 따로 있다. 그들은 찬양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고, 책임진다. 그만큼 교회의 사례는 거의 담임 목사님과 비슷하거나 조금 못하다. 교회에서 찬양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것을 지도하고 이끄는 지휘자에 대한 사례를 교회에 힘이 닿는 한 잘 해 주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교회 음악이 발전하고, 교회가 부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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