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갈등을 치유하고 회복하라

[ 특집 ] 9, 10월 특집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10월 08일(목) 09:54

제100회 총회 주제 '주님, 우리로 화해하게 하소서'를 사회공동체적 과제와 민족공동체적 과제에 대해서는 조재호 목사(고척교회)와 권용근 목사(영남신대)가 각각 해설했다. 두 발제자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근거해서 OECD 국가 중 가장 사회 갈등이 심한 나라로 터키에 이어 우리나라가 꼽혔다고 지적하며, 이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교회적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회공동체와 화해를 제목으로 주제를 해설한 조재호 목사는 우리 사회의 갈등은 다 초점적이며, 요인 또한 다양하고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치유되기 보다는 골이 더깊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권용근 목사 또한 민족 공동체와 화해를 제목으로 설명에서 우리 사회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된 원인을 역사적인 것과 지역ㆍ문화ㆍ정치적인 요인으로 나누어 근거를 설명하고, 민족 공동체 화해를 위한 교회 사역을 제시했다. 두 발제자의 원고를 대안 제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갈등의 중심에 있는 한국교회 : 한국교회는 성령의 역동적 힘을 잃어가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신뢰를 많이 잃어 버렸다. 문제는 안에서 시작되었다. 맘몬주의, 금권주의, 맹목적 성장주의, 교권주의 등은 교회 안에 영적 정체성을 불러왔고, 결국 사회성과 복음의 역동성을 상실한 교회가 되어 사회로부터 배척받고 외면받는 천덕꾸러기가 되었다. 더 나아가 오늘의 교회는 심각한 갈등 구조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송사와 재판이 급속도로 번저 나가고 있다.
 
교회는 이제 신뢰프로세스를 만들고 교회다움의 회복에 힘써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신 목적은 불신과 갈등이 만연된 이 세상을 치유하며 화해와 화평을 이루시는 것이다. 이것이 십자가의 정신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의 화평이시다.
 
치유와 화해자로서의 한국교회의 역할 : 하나님은 구원받은 우리에게만 주인이 아나라 세상 모든 영역에서 주인이 되신다. 하나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갈등이 많은 세상 가운데 평화의 왕으로 보내셨다. 주님은 우리로 산속에 들어가서 세상을 등지고 살라고 하지 않으셨다. 교회로 어두운 세상 한 가운데서 빛의 역할과 사회 갈등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소금의 직분으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께서는 교회에 화해의 복음을 주셨다. 교회는 지역 갈등의 조정자와 화해자로 부름 받았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복음의 공공성을 수행해야 한다.
 
우리 교단의 신학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통전적 신학이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균형적'이라는 의미와 한쪽으로 쏠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잘 담고 있는 '통전적'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통전적 신학은 하나님이 역사의 주인이심을 강조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세상과 역사에 대한 희망의 노래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기 보다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도록 하는 하나님의 거룩한 통로이다. 그러므로 지상 교회는 자기만족적이지 않고 하나님 나라의 선한 도구로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룩한 존재이다. 하나님은 갈등이 심각한 이 시대를 섬겨야 하는 한국교회에 화해의 사명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신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의 터전 위에 세워진 모든 교회는 화해의 교회이다. 갈등이 만연한 우리 사회 가운데서 한국교회는 화해자와 조정자, 그리고 소통자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그럴 때 교회는 세상의 대안적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로마 제국이 말하는 평화의 수혜자는 로마의 시민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로마 시민들을 위한 굴종의 봉사를 해야만 했다.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하나님 나라는 보편주의적 원칙 위에 세워지는 지역과 인종, 민족을 넘어서는 나라의 개념이다. 이러한 하나님 나라 원칙은 우리 민족이 겪고 있는 모든 갈등을 넘어설 수 있는 대원칙이 될 수 있다.
 
교회가 실현해야 할 하나님의 나라는 무엇인가? 바울은 로마서 14장 17절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고 말하고 있다. 십자가는 공의와 사랑을 온전하게 이룬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길이다. 원래 사랑과 공의는 갈등 구조를 갖고 있다. 사랑이 강조되면 공의가 약화되고, 공의가 강조되면 사랑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나 온전한 사랑이 이루어지고 공의가 온전히 실현된 자리가 예수님의 십자가이다.
 
민족공동체 화해를 위한 교회 사역 : 교회가 갈등 구조 속에 있는 사회 속에 화해사역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몸으로서의 유기적 교회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교회는 유기적 모습과 조직적 모습을 갖고 있다. 두 모습을 피할 수 없지만 오늘의 교회는 유기적 모습보다 조직의 성격이 강하다. 교회가 유기적 모습을 제대로 회복한다면 갈등 구조를 벗을 수 있다. 교회가 유기적 모습을 회복하고 유기적 원리를 가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들어가 유기적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남과 북, 동과 서는 생명적으로 연대된 한민족이다. 그런데 남과 북이 단절된 지 70년이 되었고 동과 서는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교회는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같은 내용을 찾아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반도 안의 모든 구성원들이 공동 운명체 안에 있음을 자각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먼저 동서의 교회들이 잦은 교류를 통해 동질성을 회복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교회는 통일 한국교회를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한의 교회들이 북한의 지하교회를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 상생할 수 있는 공동의 꿈 찾기가 필요하다.
 
지금 한민족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갈등 구조 속에 있지만 교회에게 부여된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잘 감당하여 갈등 지수를 낮춰 갈 수 있다면 교회는 한민족을 위한 큰 일을 감당할 수 있다. 이 일은 북한 동포들을 위한 선교의 일이기도 해서 교회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확실한 버전을 가지고 유기적 교회관으로 사역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남한의 교회들이 어려움 중에 있는 북한의 형편을 잘 살펴서 섬기는 마음으로 사역을 전개해 갈 때 민족의 통일을 이루고 통일 한국교회의 모습으로 거듭나서 세계 선교와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교회와 민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