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는 제100회 총회가 남긴 것들

[ 오피니언 ] 특별기고

김경태 목사
2015년 09월 22일(화) 17:26

대한예수교장로교 총회는 우리사회의 종교적, 도덕적 중요한 지표로서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총회가 부총회장 선거에 금권, 불법, 타락이 알려지면서 본 총대는 매우 가슴 아프고 속상했다. 총대에 선출되고 두 번째 참석한 총회에 가슴 뿌듯한 일이 총회장 선거가 너무나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졌다는 사실이다. 100회 총회에 이러한 선물을 총회에 내려주신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이 선물을 마련하기 위한 류영모 목사의 비움의 결단은 교단의 아름다운 전통으로 남기를 바란다.
 
두 번째의 기쁨은 영남신학대학의 갈등과 분쟁이 신학교육부의 중재로 말끔하게 정리된 것이다. 100여 명의 영신졸업생 총대들이 영신문제가 대두되면 적극적으로 발언하여 학교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사전회의까지 하고 왔으나 무산(?)된 것은 합리적이고 성숙한 대화와 타협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금재단의 문제가 교단의 입장과 법인이사들의 첨예한 대립이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 문제는 투자 전문가가 아닌 목사들이 운영하는 한 계속적인 다툼과 대립으로 교단의 위상을 땅바닥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바라기는 전문 투자 기관에 맡겨 '위탁경영'을 해야 할 것이다. 말씀이 있는 곳에는 은혜가 있지만 현금이 있는 곳에는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상당교회 교인들의 일사분란한 안내, 주차, 그리고 깨끗하게, 친절하게, 아름다운미소가 피로를 잊게 만들어 주었고 총회를 잘 마칠 수 있도록 우리를 편안하게 해 주었다. 목회박람회는 '신의 한수'였다. 장애인, 노숙인, 환경, 생태, 목회 각 전문분야의 목회자들이 다양한 목회 현장의 노하우를 한곳에 모아 총대들이 한꺼번에 다 볼 수 있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좋은 조건의 자리는 장사하는 분들이 다 차지하고 지하 3층은 이 좋은 기회를 많은 분들에게 노출시키지 못한 한계였다.
 
항상 잔치에는 손님들이 많은 법이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도 있었다. 자신들의 의사가 관철되지 못하자 총회에 찾아와서 입장을 전달하고자 했다. 그러나 성스러운 지역인 교회에 경찰을 부른 것은 도저히 대화와 타협이 이루어지지 않고 폭력이 자행될 때 해야 하는 절차임에도 조금 성급하게 경찰을 부른 것은 교회의 권위를 실추시키는 일이었다. 즐거웠던 일은 초등학교때 선배였던 배혜수 장로, 교회학교 교사였던 정도출 목사, 후배 윤신영 목사, 20년전 함께 사회선교협의회의 일꾼으로 일했던 필리핀 선교사 박선호 허성환 허춘중 목사 등등. 수십년 사회적약자들과 일했던 일하는 예수회 회원들과의 만남은 총회라는 큰잔치가 아니면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었다.
 
회의가 너무 규칙과 재판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 같아서 눈살을 찌푸리한 점도 옥의티로 남았다. 총회장의 회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한 점이 눈이 띄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 노회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퇴장하려고 까지 했으나 임원들의 중재로 잘 마무리 되었다. 물론 그 후로 발언권을 공평하게 주려고 하는 것이 보였지만 총회장의 그 첫 의도는 대중의 성숙성을 무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피로한 회의에 한 줄기 소나기는 박지혜 양의 바이올린 연주였다. 딱딱하고 삭막한 회의장에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가 울리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 졌다. 고난의 목회현장에서 당한 수모를 위로해주는 십자가의 은혜였다. 너무 감사했다.
 
사회봉사부 부서 회의에서 본 총대는 제일 후배였는데 선배들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일한 김 목사가 실행위원으로 일해야지 하면서 위원으로 선정해 준 것은 하나님의 위로의 선물이고 선배들의 베품의 덕이었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 회원과 전국여교역자 협의회 회원 15명이 3박 4일 동안 찬양대 석에 앉아서 열심히 경청하고 있음에 죄송했다. 여교역자회의 경우 회장 1명이라도 총대에 선출되어 대표로 참석할 수 있는 구조가 이루어진다면 양성평등의 세상에 기여하는 일이라 하겠다. 여성총대들의 부족은 아직 열려진 사회가 아니고 남성중심의 사회를 반영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흑인여성 WCC의장과의 만남에서 필자를 소외된 자들과 목회하는 목사라고 배 교수의 소개해줌도 큰 즐거움이며 기쁨이었다.

김경태 목사
대구 구민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