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평신도 운동을 생각한다

[ 논단 ] 주간논단

이윤희 목사
2015년 09월 22일(화) 16:06

한국 사회가 고령화되고 일하는 여성이 늘어나는 사회적 현상과 더불어 한국교회의 성도수가 감소하는 추세가 여전도회에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실제적으로 여전도회원의 수가 감소하고 있고, 예전에는 교육과 행사에 열심히 나오던 여전도회원들도 이제는 직장으로 향하고 있으며, 결혼 후 여전도회로 편입되어야 할 젊은 회원들이 여전도회에 가입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연합운동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때가 되었다. 그러나 이것이 계기가 되어 심기일전하여 여전도회 운동을 전개할 수 있다면 오히려 여전도회운동을 더욱 견고히 하며 결과적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여전도회가 기도하며 선교하는 여성 평신도 연합체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한국 교회의 영적 부흥을 위하여 무릎꿇어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 여전도회를 통해 새 역사를 창조하실 것이다. 그러기 위해 여전도회원들 뿐만 아니라 교회와 목회자들도 여전도회에 대한 다음의 내용을 공유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첫째로, 여전도회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위해 마음과 정성을 다해 섬기고 있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며, 여전도회가 하는 연합운동이 얼마나 가치있고 또한 아름답고 보람된 일인지 모든 회원들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여전도회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단체이며 교회의 중요한 기관인 것을 자각하고 애정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많은 경우 목사님의 관심은 지교회의 성장에 있지만, 여전도회의 관심은 지교회를 넘어서 '하나님의 나라'에 있다. 지금까지 여전도회가 힘에 지나도록 헌신한 그 모든 결과와 유익이 여전도회에 돌아오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아름답게 사용되었다.
 
둘째로, 교회 안과 밖에 여전도회의 아름다운 일을 소문(홍보)내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로 여전도회는 교회를 섬길 뿐만 아니라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회의 곳곳에서 많은 봉사를 하고 있지만, 여전도회라는 브랜드를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고 여전도회라고 하면 교회 주방에서의 봉사로 제한하여 생각한다. 이제는 여전도회라는 이름을 브랜드화 하여 교회 안과 밖에 적절하게 드러내는 것도 전략적으로 필요하다.
 
셋째로, 이전보다 더욱 열심을 내어 여전도회 운동을 지속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역사상 여전도회의 손길이 필요하지 않은 때는 없었다. 지교회뿐 아니라 노회와 교단총회 차원에서도 여전도회의 활약상은 눈부셨다. 그러나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교회의 권위가 실추되고 선교하기 어려운 이 시점에 다시 한번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부르심을 기억하고 평신도로서의 역량을 강화하여 교회와 세상을 섬겨야 한다.
 
넷째로, 한국교회 양성평등에 대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갖고 있는 제도와 의식과 문화가 성경적이며 복음적인지 또는 오래된 관습에 의한 것인지 점검해야 한다. 1,500명의 총대가 3박 4일 함께 앉아 있어도 우리 교단 60%에 달하는 여성 평신도의 소리를 외면하고 '종전대로'를 외친다면 변화는 아주 멀리 있을 뿐이다. 균형성장, 동반성장, 지속성장이 우리 교단이 추구하는 바라면, 그것은 교회의 규모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 구석구석, 특히 심각한 불균형 상태인 양성평등 현황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교회의 대표로 총회에 참석하신 총대들은 그 슬로건에 합당한 결의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성 평신도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조차 거절했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윤희 목사
여전도회전국연합회 총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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