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의 땅에 거할 때

[ 기고 ] 독자투고

이훈범 장로
2015년 09월 01일(화) 14:30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가슴 아팠던 기억이나 고통스러웠던 일 등 빨리 잊어야 할 것들은 잊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이나 부모님의 은혜 등은 빨리 잊어버리고 산다.
 
몇 년 전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에서 노부부가 살해당한 사건이 있었다. 형제가 공모하여 부모를 살해하고 강도가 침입한 것처럼 위장하여 초동수사에서 경찰은 강도의 침입으로 수사의 방향을 잡게 되었다. 그 이후 형제들은 부모님이 가지고 있었던 막대한 재산을 가지고 흥청망청 쓰면서 살았다. 그러나 초기 그들의 범죄사실을 밝혀내지 못했던 경찰의 오랜 추적 끝에 형제들이 자기 부모를 죽인 것으로 밝혀졌다. 새삼 놀라운 것은 재판을 받으면서 부모가 그들을 학대했기 때문이라고 정당방위를 주장하였다고 한다. 결코 잊지 않아야 할 것을 잊어버린 결과라고 생각한다.
 
금년은 광복 70년의 기쁨 가운데 분단 70년의 아픔을 간직한 해이다. 침략국 일본은 과거의 일로 반복적인 사과는 불필요하다고 궤변을 늘어놓고 있으며 위안부의 강제동원도 부정하고 있다. 군국주의 부활을 위한 평화헌법의 개정도 마다하지 않고 있는 아베정권인데 일부 지식인들과 대통령의 동생이 일본의 주장에 동조하고 있어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일본은 36년간 우리나라를 지배하면서 애굽처럼 민족혼 말살 정책을 펼쳤으며 조선인들을 전쟁의 희생물로 삼았고, 신사참배 강요, 창씨개명 등을 실시하였다. 교회에 가해진 압박은 더했는데 종탑의 종들을 철거해 가고 사복음서만 읽게 하고 주일 밤 집회와 수요기도회를 모이지 못하게 하였다.
 
당시 일본은 조선에 대하여 당쟁과 우상숭배만 하는 나라이고 국민들이 무슨 큰 사건이 일어나면 벌떼처럼 일어나고 용서는 못하면서 그 사건을 쉽게 잊어버린다고 열등민족으로 폄하하고 있었다. 이러한 일제의 침탈행위와 이지메로 매도하였던 일들을 우리민족은 영원이 잊지말아야한다고 본다.
 
모세는 나라사랑과 민족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하면서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의 광야세대에 대한 유언적인 설교내용을 신명기에 기록하여 놓고 있다. 첫째, 하나님의 모든 명령을 지켜 행하라. 둘째, 40년간 하나님께서 광야의 길을 걷게 하신 것을 기억하라. 지구촌에서 전쟁의 결과로 분단되었던 나라 중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대한민국, 바벨론에서 포로 생활하였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70년 만에 자유를 주시고 귀환을 허락하신 주님이 분단 조국의 철조망도 하루속히 거두어 주시리라 확신해 본다.
 
2차 대전 중 독일로부터 600만명이 대학살을 당하였던 이스라엘 민족은 홀로코스트기념관을 지어놓고 그것을 "야드바셈"이라고 하였는데 이 말은 히브리말로 "기억하라"이다. 그리고 기념관 메모리홀에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라"는 글귀를 새겨 국민교육의 도장으로 삼고 있다. 하나님은 축복의 땅인 가나안에 들어가는 이스라엘 민족에게 경고하고 있다. 너희가 번성하고 잘되어질 때에 하나님을 잃어버리기 쉽다고... 작금의 물질만능주의, 쾌락주의에 빠져있는 우리들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경고라고 되새겨보아야 할 것 같다.
 
70년 전 암울하고 희망이 없었던 우리 민족에게 해방의 기쁨을 주시고 축복의 땅, 살기 좋은 나라로 세워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훈범 장로/한광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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