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떵땡님 따랑해요(선생님 사랑해요)'

[ NGO칼럼 ] NGO칼럼

허명희 원장
2015년 08월 26일(수) 17:44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교회를 다니셨으며, 아버지의 핍박(?)에도 불구하고 늘 슬하 형제들과 아버지의 구원을 위해서 기도해 주셨다. 그로인해 지금은 아버지께서도 하나님을 영접하고 매주 교회에 나오신다.

어린 시절부터 주님을 알았기에 살아오며 고민이 생기거나 힘이 들 때 큰 위로가 되었음을 고백한다. 그래서 어린이집 원장으로 일하고, 그리고 교회학교 교사로 봉사하면서 만나온 아이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하나님을 믿도록 챙겨주고 싶은 마음뿐이다.

2남 2녀중 막내로 태어난 나는 늘 '동생이 있었으면'하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외가에서도, 친가에서도 막내이기에 더욱 그랬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늘 골목대장으로 아이들을 리드하면서 골목 골목을 누비면서 뛰어다녔던 기억이 난다.

어렸을때 우리 교회에는 '믿음, 소망, 사랑의 왕'이라는 것이 있었다. 어떠한 배경으로 이어진 것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나 또한 유치부 때 '사랑의 왕'이 되어 전년도 '사랑의 왕'에게 왕관을 받고, 다음해에 왕관을 물려준 기억이 난다. 그 해에 큰 언니도 '소망의 왕'이어서 함께 한복입고 왕관쓰고 강단에서 찍은 사진이 추억으로 남아있다.

'내리사랑'이라고 했던가. 왕관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받은 사랑을 동생들에게 고스란히 물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고3 겨울부터 유치부 교사를 시작했다. 내 앞에 앉아있는 아이들은 천사 그 자체였다. 커다란 눈에 초롱초롱 쳐다보는 눈빛, 해맑은 웃음은 물론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목소리까지 사랑스러웠다. 안아주면 포옥 안기는 아이들이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콧물이 입까지 내려오는데도 씨익 웃음으로 보여주던 아이들, 앞에서 찬양율동을 하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열심히 따라하던 아이들…. 지금은 누군가의 엄마, 아빠가 되어있을 수도 있는 그들이 지금 이 순간 너무나 보고싶다.

교회학교 교사를 하면서 원칙이 생겼다. 주일 전날 아이들의 집에 전화를 한다.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반드시 아이와도 직접 통화한다. 대화의 내용은 늘 이렇다. "일주일동안 잘 지냈어요? 선생님 보고 싶지 않았어요? 선생님은 우리 OO 너무 보고 싶었는데, 내일 교회에서 만나자~"라고 하면, 아이들은 "저도 떵땡님 보고시퍼요"라고 한다. 이 말을 들으면 힘이 솟는다.

그리고 중요한 교회학교 교사로서의 또 다른 원칙은 절대 지각하지 않으며, 공과공부 준비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교회에 오면 먼저 기도방석 위에 앉고 담당선생님께서 기도해 주셨다. 교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은혜이기에 이 귀한 영혼을 보내주셔서 너무나 감사했던 그 시절, 흘러나오는 찬양소리와 함께 기도가 끝난 아이들은 주변을 탐색하면서 다닌다. 예배시작 전 찬양드리기 위해 모이고, 큰 소리로 온 몸을 다해 방방 뛰면서 율동을 했다. 나도 신이났지만 따라하는 아이들 표정에서도 기쁨이 넘침을 느낄 수 있었다. 예배도 드리고 공과공부도 하고 후속 프로그램까지 끝나면 아이들 손에 맛있는 과자봉지가 하나씩 쥐어졌다. 그 과자의 맛은 무엇과도 비길 수 없는 꿀맛이었다.

또한 주일 교사로서 머물지 않고 성경학교도 개인휴가를 내 열심으로 참여했던 기억이 있다. 대기업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눈치가 많이 보였지만,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휴가를 밀어붙여 여름과 겨울 성경학교에 참석했었다.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은 "떵땡님 따랑해요"라는 아이들의 사랑스런 소리였다.

허명희 원장 / 구립 진관어린이집ㆍ영유아유치부 강북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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