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편한 길 아닌 최선의 길로!

[ 희망편지 ] 희망편지

장보철 교수
2015년 08월 19일(수) 17:24

언젠가 신문에 실린 유명한 발레리나의 발 사진이 시선을 확 사로잡은 적이 있었다. 예쁜 외모와 화려한 자태와는 달리 그녀의 발은 상처투성이였으며, 울퉁불퉁한 모습은 기괴하기까지 했다. 그 발로 그녀는 세계 정상에 우뚝 설 수 있었다. 한국 야구의 스타 삼성 라이온즈의 이승엽 선수는 지금도 경기장에 가장 먼저 나온다고 한다. 아직도 하루에 수백 번 방망이를 휘두른다는 그는 현재 타율 5위, 홈런 7위를 달리고 있다. 야구천재라고 불렸지만 꽃을 다 피우지 못하고 사라진 많은 스타들. 그 이유야 많겠지만 그들은 어쩌면 자기들의 재능을 믿고 가장 편한 길로 가려고 했던 것이 아닐까. 각 분야에서 우뚝 선 이들의 공통점은 가장 빠른 길로 간 사람들이 아니라, 최선의 길을 걸었다는 것이다.
 

▲ 이경남 차장 knlee@pckworld.com

우리는 가장 빠르고 편하고 안전한 길을 원한다. 느리고 불편하고 불완전한 길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고통과 실패를 당했을 때 마치 삶 전체가 무너진 것처럼 느끼거나 아예 삶을 포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뭔가 잘못된 것이다. 자신이 계획하고 의도한 길이 이게 아닌 것이다. 분명히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최고이고 똑똑한 방법이라고 믿었는데, 망가지고 좌절하고야 말았을 때 우리는 절망한다.
 
약 4백년간의 노예 생활을 했던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통치와 억압에서 이끌어내신 하나님은 편한 길, 가장 빠른 길로 인도하지 않으셨다. 블레셋 사람의 땅은 가나안까지 직선으로 따라 가면 되었기에 빨리 갈 수 있는 최고의 길인지는 몰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최선의 길은 아니었다. 항상 가장 빠르고 편하고 좋은 것을 바라보며 살아간다면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자주 하나님을 원망하는 죄를 저지르며 자신의 삶을 한탄하면서 살아가기 쉬울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지금 걸어가고 있는 길이 광야의 길이라고 생각하는가? 구불구불하고 온통 자갈로 뒤덮여 있고 먼지와 먹을 물과 양식이 충분하지 못한 광야. 하나님의 은혜를 알고 경험하지만 여전히 더 편하고 아름답고 멋있어 보이는 길로 가고 싶은 것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다. 가장 빨리, 가장 편한 초고속 LTE망에 익숙해진 이 시대의 문화 속에서 목회자조차도 빠르고 편한 방식으로 교회의 성장을 이루는 목회의 길을 가고자 하는 유혹이 있다.
 
광야 길은 힘들고 너무나 고단해 보인다. 인내가 필요할 것이다. 눈물도 흘릴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돌보신다. 하나님께서 준비하신다. 그것을 믿으며 오늘도 광야와 같은 이 세상에서 살아가면서 블레셋 사람의 땅과 같은 지름길에 눈 돌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준비하신 최선의 길을 감사하며 기쁨으로 걸어가자. 희망이란 최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는 소망이 되지만, 가장 빠르고 편한 길로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허망이 되는 것이다.

장보철 교수/부산장신대학교 목회상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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