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크림반도 향한 하나님의 계획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 온 편지

강희영 선교사
2015년 08월 17일(월) 16:38
▲ 크림반도에 남아 복음의 열정을 다하고 있는 마랏 살림모브 부부(사진 좌측).

우크라이나의 최남단, 3년 전까지 우크라이나 크리미아 공화국이라는 명칭을 갖던 곳, 2013년 가을에 시작된 반정부 데모가 내전의 도화선이 되어 현재는 러시아의 연방으로 귀속된 크림반도는 가톨릭의 최초 동유럽 선교의 발판이 되어진 지역이기도 하다.

15~18세기까지 크림 칸국의 모습으로 반도의 주 민족은 크림타타르 족이며 이슬람 지역이다. 구 소련시절 많은 이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어 살다가 연방의 붕괴로 귀향하는 이들이 많아져 강제 이주 후 살게 된 정착민과 갈등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전체 거주민의 75%가 무슬림이며, 남은 이들은 러시아 정교회가 대부분인 지역이다. 이곳에 복음이 심겨졌고 그 복음을 위해 지금도 고난의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지켜내는 이들이 있다.

그들 중에 한 현지 사역자인 마랏 살림모브는 크림타타르 민족으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드 출생이다. 가족과 함께 귀향한 그리스도인, 처음 그를 키예브의 한 신학교에서 만났을 때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다. 며칠 후 찾아와 자신의 고향을 이야기하며 "사마르칸드에서 어린시절 다녔던 교회에서 청년집회를 하던 한 목사님을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그 말과 함께 아들과 같던 제자인 '김샤샤(악사나) 내외'를 잘 알고 그들이 섬기던 교회에서 함께 봉사를 하였다고 소식을 전하는 그를 보며, 우즈벡에서 떠날 때 7년 여의 씨뿌림이 헛된 수고가 될까 염려하였던 내 기우는 그저 기우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당시 나의 중심엔 주님의 계획은 잊혀지고, 실패한 인간의 계획만 남아 있었기에 절망하고 원망했었던 것을 상기하고는 돌이켜 회개하며 주님의 놀라우신 계획을 알게 되었다.

함께 기도하며 생활하던 중 귀향의 어려움과 장애를 가진 부모를 돌보는 그의 사정을 알게 되어 CRS선교회와 배상원 집사 등의 도움을 필요 때마다 연결해 주었고, 그는 신학교육을 무사히 마치고 안야와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그가 졸업 후 크림에 내려가 교회에서 사역하였고, 그의 초청으로 생명의떡교회 창립 4주년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하게 되었다. 그 다음날 그들의 수고를 위로하기 위해 아내는 준비해간 재료로 김밥과 잡채, 불고기로 한국식 식탁을 안야와 함께 준비하여 주었다.

후일 주님의 뜻에 따라 교회를 개척해서 봉사하던 중 내전이 발발되어 불안한 정국 속에서도 그의 아내는 서부 르비브주가 친정이지만 고향으로 피난하지 않고 스스로 불안한 크림에 남아 이슬람형제를 향한 복음의 열정을 다하고 있다.

주여! 믿음의 아들이라 하며 따르는 마랏과 안야, 새생명인 아들을 주신 주님! 그 가정을 축복해 주옵소서. 또한 현재 크림의 위기로 거주하지 못하고 추방된 선교사(박종인 목사)들의 수고가 헛되지 아니하도록 지켜주시고 그들에게 복음의 통로를 열어 주옵소서.

비록 현실은 절망의 모습이나 그 속에 살아 역사하시어 뜻을 이루시는 주님, 그 놀라우심을 내 평생 기대할 수 있기에 오늘도 행복한 기대로 하루를 살아가게 하심을 찬양한다.

강희영 선교사 / 총회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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