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내려놓으니, 독자들 '러브콜' 이어져"

[ 문화 ] 본보 기독신춘문예가 배출한 대표 동화작가 김옥, '일편단심 책만 보는 매미' 출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08월 11일(화) 16:00
   

언제 들어도 반가운 소식이다. '맴맴맴~ ' 매미가 울기 시작할 무렵 책 한 권이 도착했다. 지난 2000년에 출발한 본보 제1회 기독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자인 김옥 작가(일산벧엘교회 집사)의 동화 '일편단심 책만 보는 매미'(주니어김영사 펴냄)였다.

김옥 작가는 당선 이후 가장 활발하고 꾸준하게 신간을 발표하며 소식을 전해주는 작가다. '학교에 간 개돌이' '희망의 교실' '예수와 함께 한 학교생활' '축구생각' '강원두, 나랑 영화 볼래?' 등 다수의 동화책을 출판하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터운 독자층을 확보한 그는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유명 출판사의 '러브콜'을 받는 인기작가로 자리매김하며 기독신춘문예가 배출한 대표작가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김 작가는 "'한국기독공보 신춘문예 당선자'라는 것만큼 나를 대표하는 타이틀은 없다"며 '소문'을 내고 다니기에 그의 소식은 늘 반갑다.

그런 그를 지난 6일 인사동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폭염으로 긴급재난문자까지 받은 오후였다. 무더위에 매미는 더욱 힘차게 울어댄다고 하니 가방에 챙겨 넣어둔 '일편단심 책만 보는 매미'랑 어쩐지 꽤 잘 어울리는 날이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던 '푹푹'찌는 무더위에 만난 그는 오십을 넘긴 나이에도 현재를 '동심'으로 살아내는 동화작가였다. 여전히 소녀처럼 작은 이야기에도 '깔깔깔' 웃으며 신나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그는 "방학이라 집에서 주로 책을 본다"며 작가다운(?) 생활로 근황을 전했다. 최근에 고전동화를 다시 읽기 시작한다는 것과 얼마전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각적인 문체에 또 한번 매료됐다고도 했다. 그리고는 "신앙인으로서 보기에 작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작가의 시각에 동조할 수는 없었다"는 짧은 소감도 남겼다.

최근에 발표한 '일편단심 책만 보는 매미'에 대해서는 "독서의 중요함을 알려 주는 저학년 그림동화"라고 소개하며 책에 등장하는 매미들은 세상의 이치를 알고 식견을 넓히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고 연구하는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매미를 의인화해 풀어낸 이 책은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고 번역 출판을 준비 중에 있다. 오는 9월 중에는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오늘도 즐겁다'(가제)가 출간될 예정이다.

바쁜 일정 속에서 쉬지 않고 작품을 발표하고 있지만 그는 "신앙동화를 써야하는데…늘 숙제로 남아있다"며 아쉬워 했다. "성경동화를 출간하고 만나고 싶었다"는 김 작가는 "성경동화는 더 잘 써야 한다는 욕심이 있기 때문인지 쉽게 이야기를 풀어내기 어렵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곧 출간할 것"이라며 "책이 출간되면 직접 기독공보로 찾아가겠다"는 다짐(?)까지 전했다.

초등학교 2학년, 남보다 조금 늦게 한글을 알게 됐지만 '책'이라는 놀잇감에는 누구보다 깊게 빠졌다. 작가를 꿈꾸며 시를 썼지만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동안 잊고 지냈다. 서른이 넘어서야 다시 꺼내들었던 꿈, 처음 완성한 동화를 들고 울면서 기도했다. '평생 하나님을 중심에 두고 글을 쓰겠다'고. '하나님을 위해 글을 쓰는 도구로 삼아달라'고. 본보 기독신춘문예에 응모해 당선자가 되던 날, 그는 "이것이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확신했다.

어쩌면 일반 작가들의 틈에서 '신앙'이 때로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마다 신앙적인지, 다원주의적인지 고민하며 표현을 절제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작가는 오로지 필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면서 신앙인이라는 것이, 기독신춘문예 당선자라는 것이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신춘문예 후배님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함께 한다는 자체만으로 힘을 얻고 도전이 될 것"이라는 그는 "내년 시상식에 후배들을 만나러 갈 것"이라고도 했다.

한 때 세상적인 욕심 때문에 3년이 넘는 동한 단 한 줄도 쓸 수 없었다는 김옥 작가. "나의 연약함을 고백하고 욕심을 내려놨을 때 다시 글을 쓰게 됐다"는 그는 "신앙이 무너지면 나는 작가로 설 수 없다. 신앙이 곧 나"라고 표현했다. 다음 작품이 이번 작품보다 나아야 한다는 책임으로 글을 쓴다는 동화작가 김옥. 동화작가는 스스로 반듯한 삶을 지켜낼 수 있을 때 글을 쓸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동화가 유머러스하지만 진중하고 깊이가 있는 이유일까. 독자들의 '러브러브콜'을 받는 김옥, 그의 승승장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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