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낯선 '노방전도'

[ 땅끝에서온편지 ] 땅끝에서온편지

강희영 선교사
2015년 08월 11일(화) 13:53
▲ 지하철 역 광장 앞에서 노방전도를 하기전 기도하는 청년들.

노방 전도 준비 중에 찾아와 횡설수설 하더니 앞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남루한 옷차림의 나사로. 그를 보고 불쌍히 여기기 보다는 찬양을 방해하고 사람들이 모이지 않게 될까봐 내 안에서는 분노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그래도 내색 않고 전도지를 전해 주었고 전도를 위한 찬양을 부르는 중에 우리 청년 중 누군가가 그에게 따뜻한 차와 빵을 사다 주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나의 마음 속에서는 '네가 했어야지'라는 울림이 울려왔다. "주님, 오늘 2백50명에게 전도지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한 장도 쓰레기로 버리는 걸 봇 봤어요. 그런데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럽네요. 예수님, 안그럴께요. 용서해 주세요. 다른 주간 보다 더 행복한 열매를 소망할 수 있었던 열쇠는 '찾아온 나사로'를 향한 누군가의 사랑 실천 때문이었겠지요. 주님,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말로만이 아니라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게 하옵소서." 기도가 절로 나왔다.

정교회는 전도의 방편으로 성당을 화려한 비잔틴 양식이 가미해 화려하게 건축한다. 그 이유는 개인전도나 노방전도 대신에 하나님의 절대적 선택에 의해 구원 받을 자는 스스로 천국의 모형인 성당 건물의 화려함을 보고 동경하여 들어오며, 그런 자를 하나님이 부르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교회들이 타인에게 전도해야 한다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처음 전도학교를 시작하여 청년들에게 일대일전도 실습을 나가려 하자 '알리나'라는 자매는 "태어나서 한번도 모르는 사람에게 전도를 해 본적이 없어 두렵다"고 하며 눈물을 글썽이며 주저했다. "그래도 너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짝을 지어 나가는 것이고, 또 너를 하나님은 결코 혼자 두지 않음을 믿어라. 봐라. 말도 어눌해서 사람들이 비웃기도 하는 나지만 이렇게 너희와 같이하지 않니"라며 달래어 내 보냈다.

4시간 여의 노방 전도 후 돌아와 각자의 간증을 듣는 시간에 알리나는 얼굴이 발그레 해서는 '언제 저 아이가 저렇게 말을 잘하고 담대했던가' 생각이 들 정도로 모두가 놀라는 보고를 받았다.

그 후 청년들을 모아 매주 화요일 저녁 지하철 역 광장에서 찬양과 함께 노방 전도를 하였다. 주님의 사랑만 준비된 우리는 두 시간 여 찬양하는 동안 목이 타는 갈증을 잊고 그저 행복했다. 막상 다가오는 이들에게 줄 전도지 한 장 없는 시작이었지만 주님은 놀랍게 역사하셨다. 아주 적은 수인 10여 명이 시작했는데, 몇 달 후에는 1백50여 명이 모여 함께 했다. 이들 대부분은 지방에서 학업을 위해, 가족을 위해 돈 벌러 온 청년들이었다.

이들과 함께 우크라이나 현지교회인 카리예르나에서 토요예배를 부활시켜 은혜를 나누고 매달 한 번은 지역 청년들을 모아 고향교회 주일 예배 찬양대에서 봉사를 하게 하였다. 이들의 작은 불꽃이 현지 개혁교회의 아름다운 귀감이 되어 교회간에 서로 교제가 이뤄지고 순회 사역의 아름다운 열매가 맺혀짐에 주님께 영광을 돌린다.

강희영 선교사 / 총회 파송 우크라이나 선교사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