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신앙으로 성장해 가는 행복한 공동체 지향

[ 우리교회 ] 동빙고교회, 아기학교-어린이집-음악학교-단기선교로 '교인 선순환' 구조 정착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7월 07일(화) 10:10

중등부부터 장년까지 참여하는 단기선교, 신앙 불씨 키워

▲ "교인들이 행복한 교회를 꿈꾼다". 가족같은 분위기의 동빙고교회, 늘 웃음이 넘친다. 사진 앞줄 가운데가 담임 김수훈 목사. 사진/동빙고교회 제공

반포대교 북단 끝 나즈막한 언덕이 바로 동빙고동이다. 조선시대 때 8개의 얼음창고가 있던 이 곳은 현재 반포대교를 사이에 두고 왼쪽의 서빙고동과 맞은편의 동빙고동으로 나뉘어졌다. 바로 이 동빙고동에 52년 전 세워진 서울서노회 동빙고교회(김수훈 목사 시무)는 반백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희노애락을 함께 해 왔다.

동빙고동에는 한 주소지에서 120년을 산 주민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동네'이자 '정겨운 동네'다. 28년 간 사역한 뒤 은퇴한 윤성대 원로목사의 후임으로 동빙고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담임 김수훈 목사는 "미군부대와 국방부, 군인 아파트는 물론이고 서울시내에서도 대표적으로 오래된 주거지역인 동빙고동의 한복판에 교회가 있다보니 다소 정체될 수도 있지만 다음세대를 키우고 청년으로 장성한 교인들이 허리를 세우며 건강하게 성숙해 나가고 있다"면서, "서울지도를 펴놓고 보면 정중앙에 있는 동네인데 이같은 지리적인 접근성을 넘어 복음의 중심지로 자리잡아 나가는 것이 교회의 큰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동빙고교회는 행복한 교회를 꿈꾸는 이들이 모인 공동체다. 교인들이 행복하면 자연스럽게 복음이 퍼져나간다는 믿음이 교인들 사이에 있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 속에 확산된 복음, 또한 교회에 대한 좋은 소문은 결과적으로 열악한 입지조건에도 불구하고 젊은세대가 전체 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희망적인 교인구성'을 갖도록 하는 동인이 되기도 했다.

동빙고교회가 지향하는 목회는 '아기학교와 어린이집→음악학교→단기선교'로 이어지면서 교인들의 연령구성이 항아리 모양으로 자리잡은 '교인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 이같은 시스템을 갖춘 결과 현재 교회학교 학생들의 수가 100명에 달한다. 규회 규모에 비해선 교회학교 학생수가 많은 편이다. 장기적으로 이들이 자라 교회의 남선교회 회원이 되고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하는 교인들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 교회는 어린이집 위탁운영과 아기학교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이미 교회 인근의 동빙고어린이집과 서빙고어린이집을 위탁운영하면서 교회와 지역 어린이집과의 든든한 연결고리를 만들었다. 김수훈 목사는 "어린이집 교육과정에 특별히 신앙교육이 없더라도 교회가 위탁운영하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교회 문턱을 넘게되고 자녀들과 교회와의 관계는 부모들이 교회에 나오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면서, "교회가 운영하는 아기학교의 경우도 아기들도 돌보고 비신자 부모들과의 접촉점도 넓히는 일석이조의 기회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빙고교회는 교회에 정착한 아이들을 위해 지속적인 교회교육은 물론이고 음악학

▲ 해외선교지 방문에 나선 동빙고교회 교인이 현지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동빙고교회 제공

교를 통해 악기를 지도한다. 2009년부터 시작한 동빙고 음악학교에서는 바이올린과 첼로, 플룻, 성악까지 다양한 음악교육을 하고 있고 대상은 교인뿐 아니라 주민들까지로 확대했다. 매 주일 오후예배 후 레슨을 하며 1년에 한차례 발표회도 가질 만큼 제법 체계를 갖췄다. 음악학교를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가기 위해 동빙교교회는 당회에 음악부를 별도로 조직하기도 했다. 

이 교회가 젊은이들을 양육하고 정착시키는 과정 중 단기선교는 마지막 단계로 여기에는 중등부 학생 이상 교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일종의 전 세대 프로그램이 됐다. 김수훈 목사는 "단기선교 프로그램은 원래 청년들에게 신앙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서 마련했는데 현재는 중등부 학생부터 장년까지 참여하는 전 세대 프로그램이 됐다"면서, "카자흐스탄, 말레이시아 등 여러 선교지를 방문해 선교사님들을 돕는 사역을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좋지 않은 주변환경에도 불구하고 동빙고교회가 젊은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었던 것은 지역사회를 잘 섬겼기 때문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행복을 전하는 교회가 되겠다는 김수훈 목사의 첫마음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새벽기도가 끝나면 교인들이 교회 주변으로 흩어져 청소를 한다. 또한 인근 교회들과 협력해 고등학생 3명에게 1년에 두차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기도 하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서 쌀과 라면을 나누고 있기도 하다. 매월 마지막 금요일 아침엔 '출근길 전도'도 하고 있다. 복음도 전하고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고 집을 나서는 직장인들을 위해 간단한 다과를 함께 전하고 있는데 의외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동빙고교회의 과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동빙고동 일대가 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지 10년이 지나도록 개발이 시작되지 않다보니 노후된 교회시설도 증개축을 못하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비좁은 교회공간을 잘 활용해 각종 교회학교와 찬양대 연습실 등을 배치해야 하는 고민이 있고 실제 개발이 시작되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교회의 허리인 청년세대가 점점 가정을 꾸리고 있는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가정목회와 노년목회를 보다 적극적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김수훈 목사는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탓하지 않는 교인들, 행복한 교인들과 함께라면 지금의 현실도, 또 어떻게 변할지 모를 미래도 모두 감사한 일 뿐"이라면서, "당회원들과 교인들과 함께 지역사회를 섬기고 성숙한 신앙으로 성장해 나가는 동빙고교회 공동체가 되기 위해 늘 힘쓰겠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