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자기희생과 회개에 있다

[ 기고 ] 함께생각하며

이창연 장로
2015년 07월 02일(목) 10:23

베트남 전쟁을 무대로 한 영화 '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의 줄거리 중 파병환송식에서 지휘관인 할 무어 중령은 참전 장병들에게 "우리는 전장이라는 죽음의 계곡으로 들어가고 있다. 나는 전장에서 제일 앞서 싸울 것이며, 물러날 때는 마지막까지 남을 것이다. 그리고 죽어서든 살아서든 자네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겠다"라고 했다. 출정하는 장병들의 사기가 충천되고 감동됐다. 이것이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우리 교계의 지도자들이 이런 심정으로 감동을 준다면 분명 한국교회는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한국교회는 회개하고 희생하는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야만 희망의 문이 열린다. 그것은 영성과 도덕성과 공동체성 회복이다. 영성 회복은 세속주의를 극복하고 오직 하나님만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요, 도덕성 회복은 진실하고 정의롭게 사는 것이요, 공동체성 회복은 교회 안에서나 세상 속에서 섬김과 나눔의 삶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회는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교회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목회를 교회 성장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복음과 교회와 성직자와 성도됨의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보면서 장로인 것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그러기에 회개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염원으로 글을 쓰는 것이니 보시는 분들이 헤아려서 읽어 주셨으면 한다. 목사, 장로로 살려면 돈, 명예, 이성의 유혹을 주의해야만 한다. 목사, 장로들이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고 있는지 날마다 물어보고 회개해야 한국교회가 살 것이다. 한국교회의 미래는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가. 그것은 교계 지도자다. 지도자가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리면 큰 위기를 맞는다. 그곳에서부터 세상적인 탐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세상은 교회를 걱정하며 목사, 장로들의 잘못을 지적하는데 영성 있는 목사, 장로가 본래 그런 탐욕적인 사람이 아니었을 것인데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근본 원인이 어디서부터인지 부끄럽기 그지없다. 교회가 커가면서 세상과 교회의 존경을 받게 되고 거기에 안주하다가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돈과 명예, 권력을 추구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지금은 한국교회 미래에 대해 긍정적 예측이 힘들다. '하나님께 매를 더 맞는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를 생각해보면 상상하기조차 끔찍한 상황도 어렵지 않게 떠오른다. 기독교의 본질에 대한 처절한 연구와 묵상과 결단, 이 사회와 오늘날 세계에 대한 정확한 통찰, 신학의 재건 등에 나서야 할 때다.
 
예레미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에서도 자기의 길을 걸어갔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마땅히 걸어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한 것과 그리스도인이 그동안 잘못된 길을 간 것을 성찰하고 회개하는 작업을 앞으로 수년간은 더해야만 될 것 같다. 나중에 하나님 앞에서나 아들과 손자 세대에게 머리를 들지 못하는 일이 없어야 하는데 큰 일이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사도바울이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 했는데 우리도 자아와 싸워서 이겨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 개혁은 '목사, 장로 개혁'이다. 즉 목사와 장로가 먼저 자아와 싸우는 싸움에서 이겨야 다른 직분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이 퍼져나갈 것이다.
 
일평생 공적 설교와 기도를 제일 많이 한 분들이 목사들이다. 또한 장로들은 일평생 설교를 제일 많이 듣고 대표기도를 제일 많이 한 분들이다. 그런데 왜 교회, 노회, 총회가 국회보다 못하는 모습인가. 때로는 그곳에서 마귀들이 꿈틀거리며 활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다. 왜 법조인들의 수입내역에 한국교회 분쟁사건들이 적지 않은 일조를 하는지 반성해야 한다. 교회 지도층이 변화되지 않고 변질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지도층이 변화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과 자기교회만 앞장세우며 달려가니 그렇다. 기독교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바로 가는 것만이 미래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기독교의 아픔을 모르면서 치유와 회복을 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주변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모두 함께 기도하고 나서야 한다.

이창연 장로 / 총회 재정부장ㆍ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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