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로교(PCUSA)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 오피니언 ] 동성애 반대로 PCUSA 탈퇴한 LA선한목자장로교회 고태형 목사

고태형 목사
2015년 07월 01일(수) 11:48

미국은 지난 6월 26일 연방대법원 판결로 50개주 전체에서 동성결혼이 합법으로

▲ 고태형 목사

바뀌었다. 기독교 국가라고 믿었던 미국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은 참 서글픈 일이다. 그러나 더욱 가슴 아픈 것은 대법원의 판결에 며칠 앞서 결혼의 정의를 "한 여자와 한 남자 간에 맺은 시민계약"에서 "결혼은 두 사람-전통적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 사이-이 평생동안 서로를 사랑하고 지지하는 것"으로 교단 헌법을 바꿔 동성결혼을 허락한 미국장로교의 변화였다. 미국장로교는 이미 2011년에 헌법을 수정해 동성애자들에게도 교회의 영적인 지도자인 목사, 장로, 안수집사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어떻게 한국에 복음을 전해 준 미국장로교가 이런 비성서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가하고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교단내부를 살펴보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2015년 4월 대중종교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가 '미국인의 가치관 지도'(American Values Atlas)에 소개한 '동성결혼에 대한 종교별, 교단별 태도'라는 조사는 종교별로 동성결혼에 대한 최근의 태도에 관해 가장 심층적인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 이 조사는 4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인터뷰한 자료를 사용하고 있다. 조사에는 주류 백인 개신교인들의 태도에 대한 조사가 있다. 이에 따르면 백인 주류 장로교인들은 동성결혼을 강하게 선호하는 비율이 31%, 선호하는 비율이 38%나 된다. 즉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비율이 무려 69%에 이른다는 말이다. 이에 반해 동성결혼을 반대하는 비율은 15%, 강하게 반대하는 비율은 9%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조사가 의미하는 것은 미국장로교를 구성하는 교인들 중 이미 70% 가까운 사람들이 동성결혼을 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예수님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것을 교단의 많은 지도자들이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장로교 안에서 행하는 '장로교 패널'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미국장로교 본부에서 1973년부터 시작해 매 3년마다 자체 연구부에서 전문가들이 교단 전체의 의견을 파악하기 위해 행하는 조사를 위한 모집단(母集團)이다. 2008년 실시해 보고한 장로교 패널의 조사결과에는 교단 내 3,500명의 목사, 장로, 평신도들이 참여하였다. 조사의 한 항목에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다'라는 고백에 미국 장로교 목사의 35%만이 동의하고 있다. 기관목사(신학교, 병원근무, 군대근무 등)의 60%가 이 고백에 동의하지 않고 있으며 장로들 가운데는 같은 고백에 45%만 동의하고 있다. 한편 2011년도에 행한 장로교 패널 조사 결과는 4,000명 정도의 참여자 샘플에서 나온 것이다. 그중 장로가 1,400여명, 목사가 1,500여명, 평신도가 1,036명이 서베이에 응답하였다. 조사 결과 항목 7번에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만 구원받을 수 있다"란 문장이 있다. 이에 대한 개인의 의견을 물었다. 목사 중 41%만이 강하게 동의(strongly agree), 혹은 동의(agree)에 표시를 하였다. 심지어 목사중 '강하게 동의하지 않음', 혹은 '동의하지 않음'에 표한 사람이 45%나 되었다. 기관목사는 반대하는 비율이 더 높아서 56%였다.

미국장로교 안에 있는 어느 진보주의자도 성경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들이 이해하는 성경의 권위는 복음주의자들의 이해와는, 성경의 권위와는 사뭇 다르다. 본인들은 자신들의 삶에 성경이 권위있는 말씀이라고 표면적으로는 내세운다. 그러나 동성애자 성직안수를 허용하고, 결혼의 정의를 바꾸기 위해 '결혼은 남녀가 하는 것'을 바꾸어 '두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결정하는 것을 보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한 주되심에 대한 고백을 조사한 것을 보면 미국장로교의 다수 지도자와 다수 교인들이 성경의 권위에 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단 안에서 교단의 결정에 불복종하며 할 수 있는 일이 더 이상 없기에 필자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지난 3월로 미국 장로교를 탈퇴해 이미 미국장로교를 탈퇴한 보수적인 교회들이 3년 전 시작한 교단인 ECO(A Covenant Order of Evangelical Presbyterians)에 가입하게 됐다.

고태형 목사(LA 선한목자장로교회 시무, 미국장로교 한인총회 증경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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