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노래로 드리는 대림절 연도기도(Litany) : 오, 교창(O Antiphones)

[ 이야기가 있는 예배 ] 이야기가 있는 예배와 목회

김명실 교수
2015년 06월 29일(월) 17:42

흔히들 찬송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곡조가 있는 기도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정말 노래로 드리는 기도는 없을까? 있다. 실제로 많은 기도들이 예배 속에서 노래로 드려지고 있다. 대림절 연도기도(Litany)가 그 대표적인 것으로, 신학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매우 소중한 예배 유산이다. 연도기도란 인도자와 회중이 교대로 기도하며 계속 이어가는 기도이다.

기도의 주제와 내용은 변하지 않는 반면, 곡조는 자유롭게 선택하되 주로 아카펠라로 불린다. 회중과 함께 교창형식으로 드려지는 이 기도의 특징은 7개의 본문으로 구성되는데, 모두 '오'라는 감탄사로 시작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연도기도를 '오, 교창(O Antiphones)'이라고 부르는데, 성탄이 가까워질수록 '오'라는 감탄과 탄식의 외침은 고조된다. 메시야 예언이 담긴 성경본문들에 기초했기에, 매우 성경적인 기도라 할 수 있다.

'오 교창'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으나, 일반적으로 9세기 이전 로마에서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인도자와 회중이 교대로 기도하는 이 연도기도는 회중참여가 거의 없었던 중세에 큰 인기를 끌며 널리 확산되었다. 성탄을 일주일 앞두고 매일 저녁기도회(12월 17일-23일)에서 하나의 교창을 하지만, 성탄 전야(24일)에 한꺼번에 모두 부르기도 한다. 한편 '오 교창'으로 대림주일 예배의 시작과 끝을 구성할 수도 있는데, 그 경우엔 마지막 교창인 '오 임마누엘'을 처음에도 불러 8개의 교창으로 짝을 맞추기도 한다. 성경봉독 전후나 대림절 초를 점화할 때도 '오 교창'을 위한 적절한 시간이 될 수 있다.

'오 교창'의 가사를 약간 수정하여 찬송가로 만든 것들이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우리에게 익숙한 대림절 찬송인 '곧 오소서 임마누엘(O Come, O Come, Emmanuel)'이다. 그러나 기도의 성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간단한 곡조만 붙여 노래하는 '오 교창'은 여전히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비록 '오 교창'이 대부분의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는 낯선 전통이겠지만, 대림절과 관련된 성경 내용들에 기초한 것이기에 대림절의 의미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음은 7개의 '오 교창'의 각 시작부분이다. "오 지혜시여(잠8:22)", "오 주님이시여(출20:2)", "오 이새의 뿌리시여(사11:1,10)", "오 다윗의 열쇠(주님)이시여(사22:22)", "오 빛나는 새벽이시여(슥6:12)", "오 열방의 통치자시여(학2:8)", "오 임마누엘(사7:14)". 각 교창은 메시야를 뜻하는 호칭으로 시작하며, 그 호칭들 속에 나타나는 메시야의 속성을 언급한 후 지금 오셔서 구원해달라는 간청으로 끝맺는다. 기도의 기본 내용과 교창이라는 형식만 지켜진다면 창의적 변형도 가능하다.
비록 '오 교창'이 시처럼 짧은 구성일지라도 주님의 오심을 간절히 원하는 눈물의 기도이기에, 그 함축된 언어들은 어떤 장황한 기도보다는 더 힘이 있다. 회중들의 참여와 집중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예배형식을 찾는다면, 이번 대림절에는 '오 교창'을 통해 노래로 기도하여 보다 신학적이고 역사적이며, 무엇보다도 성경적인 기도를 준비해보자.

김명실 교수 / 영남신대ㆍ예배와설교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