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된 일꾼

[ 예화사전 ] 예화사전

김영걸 목사
2015년 06월 29일(월) 17:40

강원도 영월은 단종유배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조선 충신 엄흥도를 기리는 비석이 있는데 그곳에 '爲善被禍(위선피화) 吾所甘心(오소감심)'이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 뜻의 의미는 "선한 일을 하다가 화를 당하더라도 내가 달게 받겠노라"는 뜻이다.

단종은 조선 5대왕 문종의 아들로 태어났다. 문종이 재위 2년 4개월만에 죽자, 12세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게 된다. 그의 어머니도 문종을 출산하고 후유증으로 출산 하루만에 숨졌다. 그래서 12세 어린나이에 왕이 되었지만,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는 왕이 되고 만다. 마침내 작은 아버지 수양대군이 계유정난으로 정권을 잡고 세조로 등극하게 된다.

그리고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첩첩산중 영월의 청령포에 유배하게 되었다. 청령포는 강물에 둘러싸여 마치 섬과 같아서 밖으로 나올 수가 없는 지형이었다. 그해 여름에 홍수로 강물이 범람하여 물에 잠기게 되자, 영월읍에 있는 관풍헌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해 10월 24일 세조가 내린 사약을 받고 17세의 어린 나이에 비극적으로 숨을 거두게 된다.

단종의 시신은 영월 동강에 버려지게 된다. 그리고 대역죄인의 시신에 손을 대면 삼족을 멸한다는 세조의 위협 때문에 그 누구도 손을 대지 못하였다. 이때 엄홍도가 아들 3형제와 함께 미리 관을 준비해 가지고, 지게에 지고 단종의 시신을 수습하고 선산에 몰래 매장한 것이다. 아들 삼형제는 후환이 두려워 극구 말렸다고 한다. 이때 엄흥도가 "爲善被禍(위선피화) 吾所甘心(오소감심), 선한 일을 하다가 화를 당하더라도 내가 달게 받겠노라"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도 충신이 필요하듯이 교회에도 충성된 일꾼이 필요하다. 한 사람의 충신이 길이길이 역사에 남아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듯이, 한 사람의 충성된 일꾼이 교회를 살리는 것이다.

교회 역사에도 충성된 일꾼이 얼마나 많았는가? 베드로와 바울이 그러하였다. 그리고 수많은 선교사들과 충성된 일꾼들이 있었기에 복음은 전파되고 교회는 세워진 것이다. 이들이 시대의 풍조에 따라갔다면 충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오직 주인 되신 예수님께 충성된 마음을 지켰기 때문이다.

오늘 복음을 위하여, 예수님을 위하여 충성된 일꾼이 그리운 시대이다. 나는 충성된 일꾼으로 복음을 위하여 헌신하고 있는가? 다시 한번 물어보게 된다.

김영걸 목사 / 포항동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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