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초기 장ㆍ감 선교사들의 유일한 사역 장소

[ 교단 ] 제중원, 선교 활동 금지된 시기에 선교 거점 제공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06월 29일(월) 17:25
   

 1885년 6월 21일(주일) 오후 8시 식사 후에 알렌의 집에서 장ㆍ감 선교사들은 한국 개신교 역사상 최초로 주일 예배를 드렸다. 이날은 제중원 예배공동체의 시작이었다.

 지난 6월 20일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는 한국교회 130년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한국교회 개신교 역사의 첫 공식주일예배를 기념하기 위한 역사포럼을 열고 제중원에서 행해진 다양한 사역들을 선교사적 입장에서 재조명했다.

 이날 '제중원 신앙공동체 형성과 선교적 함의(1884-1904)'를 주제로 발제한 변창욱 교수(장신대 선교학)는 "알렌의 제중원은 한국선교의 교두보 역할을 했으며 평신도 전문인 선교 혹은 자비량 선교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면서 목회자 선교사와 평신도 선교사 간의 협력과 동역의 가능성과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제중원은 공개적인 선교활동이 허락되지 않던 시기에 선교 거점을 제공하며 교파를 초월한 예배공동체를 만들어 나갔다"면서 "기독교 선교는 금지되어 있었지만 제중원 내에서의 예배는 허락되었기에 초기 조선에 파송된 장ㆍ감 선교사들이 사역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제중원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제중원은 1885년 6월 첫 주일예배를 드린 후 그 해 10월 11일 장ㆍ감 선교사들이 모여 첫 성찬예배를, 1886년 4월 26일 부활주일 첫 세례식을, 그리고 그 해 11월 6일 장ㆍ감 선교사들의 연합교회 조직으로 결실을 맺었다.

 변 교수는 또 제중원 교회가 "장ㆍ감의 양 교단 선교부 간에 연합정신을 고양시켜 한국선교 역사에서 다양한 연합사업을 촉진시키고 강화시켰지만 동시에 서울의 여러 교파교회들이 분립되어 나가는 과정에서 교파기관이나 교파교회를 배태하는 장소가 되기도 했다"면서 "이 때 새문안교회 정동제일교회 남대문교회 승동교회 등이 분립하여 나왔다. 제중원 교회가 한국교회의 형성과정에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변 교수는 "남대문교회의 기원과 창립에 대해서는 자료 발굴과 연구가 미완의 단계로 일치된 의견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추후 연구과제라고 덧붙였다.

 남대문교회는 교회 창립일을 1887년 11월 21일로 지켜오고 있는데 이 주장에 관해 헤론이 한국에 입국해 서울에 도착하던 날 예배를 드린 1885년 6월 21일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최근 교회 창립을 1885년 6월 21일로 잡자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895년 미북장로교 의료선교사 빈턴이 한국선교 10주년 회의에서 발표한 한국 개신교회 통계에 의하면 서울에 새문안교회 정동감리교회 곤당골교회 상동교회 연동교회를 비롯한 12개 조직교회가 존재하였고 서울의 제중원과 남대문 채플 등에서 매주일 예배와 설교가 정기적으로 행해지고 있다고 조사됐다. 하지만 조직교회가 아닌 미조직교회로서 남대문교회의 시작과 창립기원에 대해서는 보다 세심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연세대 최재건 교수도 남대문교회가 제중원 신앙공동체에서 연유한 것은 사실이지만 제중원의 첫 예배를 교회의 시작으로 정하는 데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임희국 교수(장신대)는 '남대문교회의 교회 창립일에 대한 재고' 발제를 통해 "알렌은 일기장에 1885년 6월 21일 예배를 첫 번째 공식 주일예배로 기록했다"면서 " 그는 헤론이 서울 선교지 제중원에 도착하던 날 드린 첫 예배에 한국 선교가 공식적으로 시작된다는 뜻을 담아 기록했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어 그는 "교회창립일 재정립에 관한 남대문교회의 논의는 교회론을 역사적으로 신학적으로 정립하며 계속 추진할 수 있다"면서 "남대문교회의 역사적 기원과 뿌리에 대한 교우들의 관심이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 외에도 이날 포럼에서는 정종훈 교수(연세대 원목실장)가 '연세대학교 의료원 입장에서의 의미 제고'를 주제로 발표했으며, 제임스 스티브 쇼 장로(미국 델라웨어제일장로교회)가 '알렌과 델라웨어제일장로교회, 미국교회'를 주제로 알렌의 삶과 신앙의 발자취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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