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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단의 현주소를 진단한다 ] 성경 개혁신학 복음, 그리고 에큐메니칼 신학

김명용 총장
2015년 06월 15일(월) 18:29

본교단(통합)의 신학은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이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다. 본교단 신학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위의 네 가지 용어는 매우 중요하다. 성경적이라는 말은 가톨릭 신학과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종교개혁 신학의 핵심 용어이다. 본교단의 신학은 종교개혁 신학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신학이다. 본교단은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는 교단이고 이것을 가르치는 신학을 갖고 있다. 본교단의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궁극적 계시라고 가르친다. 본교단의 신학은 다른 구원자의 가능성을 여는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좋아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 계시의 궁극성과 성경의 하나님의 말씀임을 가르치는 것이 본교단의 신학이다.

개혁신학적이라는 말은 본 교단의 신학은 루터파 신학이나 감리교 신학이나 오순절파 신학이 아니라는 말이다. 본교단의 신학은 칼빈(J. Calvin)에서부터 발전된 개혁파 교회의 신학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개혁신학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과 삼위일체론, 하나님의 주권과 예정 등 매우 중요한 신학정신이 들어 있다. 민중신학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의 죽음이나 삼위일체론이 없다. 종교다원주의 신학이나 과정신학도 없거나 매우 모호하다. 본교단의 신학은 개혁신학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가는 신학이지 오늘의 유행하는 신학이 본교단의 신학은 아니다. 그런데 개혁신학적이라는 말을 한국 안의 일부 자칭 보수 그룹이 얘기하는 메이첸(J. Gresham. Machen)이나 밴틸(C. van Til)계열의 근본주의와 일치시키면 안 된다. 이 근본주의 계열의 개혁신학은 개혁신학의 문제 많은 지류이지 본류는 아니다. 개혁신학은 세계를 바꾼 위대한 신학이다. 이 위대한 신학을 세계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근본주의 계열의 개혁신학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본교단의 신학은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다.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은 본교단의 또 하나의 신학적 정체성인데 이 신학적 정체성의 시작은 한경직 목사이다. 1959년 본교단이 합동 측과 분열될 때 그 중심에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있었다. 합동 측의 박형룡 박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을 반대했고 한경직 목사는 찬성했다. 합동이 에큐메니칼 운동을 반대하고 세계신학의 발전과 담을 쌓으면서 형성된 약점들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합동은 아직도 여성의 안수를 반대하는 교단이다. 한국 안에 여성의 안수를 반대하는 교단이 아직까지 있다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다. 박형룡 박사의 오직 전도의 신학은 역사책임적인 교회를 만드는 데 매우 무능한 신학이었다. 한국의 민주화에는 한국교회의 공헌이 매우 컸다. 그런데 민주화의 힘겨운 과정 속에서 박형룡 박사의 신학은 거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의 교회의 정치적 중립론은 민주화의 과정에 역행하는 기능을 했다.

에큐메니칼 신학은 세계에 정의를 세우고 인권을 신장시키고 민주화를 이루고 전쟁의 마귀를 몰아내고 평화를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본교단의 신학이 에큐메니칼한 신학을 갖고 있는 것은 본교단이 역사책임적인 교단이라는 뜻이다. 개혁신학은 역사적으로 매우 역사책임적 신학이었다. 개혁신학은 세상에 하나님의 통치가 구현되어야 한다고 가르친 신학이었다. 세계에 정의를 세우고 인권을 신장시키고 찬란한 민주사회가 동터 오르게 만든 위대한 신학적 가르침은 개혁신학의 장점이었다. 박형룡의 신학은 개혁신학의 위대한 정신을 계승하지 못한 근본주의 신학이었다.

본교단 안에 개혁신학을 바르게 계승한 중요한 신학자는 이종성 박사였다. 이종성 박사의 신학은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이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었다. 이종성 박사의 신학은 칼빈의 신학에 기초를 두고 20세기 개혁신학의 거장이었단 바르트(K. Barth), 브룬너(E. Brunner), 몰트만(J. Moltmann) 등의 신학과 대화하면서 형성된 신학이었다. 이종성 박사의 신학은 오늘의 통합 교단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의 신학이 본 교단 도처에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를 비롯한 본 교단의 7개 신학대학교에서 가르쳐지고 있는 신학은 이종성 박사의 신학과 직간접으로 연결되어 있다. 1984년 이종성 박사는 자신의 그리스도론를 쓰면서 자신의 신학을 통전적 신학이라고 지칭했다.

본교단 신학이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이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라고 규정할 수 있는 결정적 근거는 무엇일까? 본교단 안에 다양한 신학이 있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데 무엇으로 본교단 신학을 규정할 수 있을까? 그 결정적 근거는 본교단이 갖고 있는 신조이다. 본교단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381), 사도신조(750년 경),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1947), 12신조(1907), 1986년의 신앙고백서와 2003년에 반포한 21세기 신앙고백서를 갖고 있다. 이 중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와 사도신조는 삼위일체론과 그리스도론의 핵심을 규정하는 신조이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개혁신학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신조이다. 12신조는 17세기의 개혁신학 보다는 진일보한 신조인데 개혁신학의 기본적 내용 위에 복음 선교적인 특징이 첨가된 신조이다.

본교단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17세기의 원형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미국장로교회가 수정 발전시킨 성령론과 선교론이 추가된 복음적인 특징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사용하고 있다. 1986년의 신앙고백서는 17세기 신학에 묶여 있는 합동 측과는 많이 구별되는 발전된 신앙고백서이다. 이 고백서는 매우 복음적이며 20세기 개혁신학의 발전된 내용을 담고 있고 저항권이 명시될 정도로 역사책임적인 신앙고백서이다. 2003년 반포된 21세기 신앙고백서는 본 교단이 에큐메니칼한 교단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린 고백서이다. 이 신앙고백서는 교회의 사회적 역사적 책임뿐만 아니라 창조세계를 포함한 우주적 차원의 책임을 규정하는 고백서이다. 이 신앙고백서 배후에는 20세기 대표적 개혁신학자인 바르트와 몰트만의 신학이 녹아 있는데 이형기 박사가 기초했다.

가끔 합동 측 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통합 측 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노회나 신학교에서 문제 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주객이 바뀐 것이다. 통합 측 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합동 측 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을 문제 삼을 수는 있어도(문제 삼지 말고 대화와 설득을 하기 바란다. 왜냐하면 그것이 본 교단의 신학정신이기 때문이다.) 그 역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우리 교단의 신앙고백서는 이미 통합의 신학을 확정했고 공포했기 때문이다. 통합의 신학은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이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다.

2014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출간된 온 신학(Ohn/Holistic Theology)은 바로 이 성경적이고 개혁신학적이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을 정리한 신학이다. 온 신학은 이종성 박사의 통전적 신학의 순수 한글 표현이다. 온 신학의 뜻은 온 세상을 위한 온전한 신학을 의미한다. 성경적 신학이 온전하고 개혁신학이 다른 어떤 신학 보다 온전한 특징을 갖고 있고,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이 온전한 신학이라고 강조하는 신학이 온 신학이다. 물론 개혁신학에도 고쳐야 할 것이 있고 에큐메니칼 신학에도 고쳐야 할 것은 있다. 온 신학은 개혁신학의 정신에 따라 어떤 신학도 절대화 하지 않는다.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이 신학의 과제이다. 온 신학은 바로 이 과제에 충실하고자 하는 신학이다.

본교단의 신학의 근거는 초대교회의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와 사도신조이고 종교개혁 신학과 개혁파 신학은 결정적인 기둥이다. 이 근거와 기둥 위에 한경직 목사의 복음적이고 에큐메니칼한 신학은 본교단의 신학을 형성한 배경이었다. 이 배경 속에서 이종성 박사의 통전적 신학이 발전했고, 이 통전적 신학은 지금 온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본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나타내고 있다. 본교단의 신학적 정체성을 나타내는 온 신학은 세계 어떤 신학 보다 뛰어난 신학이다. 왜냐하면 이 신학이 세계의 교회를 참으로 살려내고 세상을 하나님 나라로 만들 수 있는 위대한 진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용(장신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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