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되는 사명

[ 논단 ] 주간논단

김재영 목사
2015년 06월 03일(수) 17:07

한스 큉 신부는 중세 가톨릭교회는 복음을 변질시킨 죄를 회개해야 하는 반면에 프로테스탄트 기독교회는 교파를 분열시키는 죄를 회개해야 한다는 뜻 깊은 말을 남겼다. 한국교회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 기독교회가 일차적으로 해야 할 일은 기독교회의 일치된 모습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사람은 두 셋만 모이면 서로 비판하고 싸우며 편 가르기를 한다. 사랑하고 협동하는 게 아니라 갈등하고 반목하며 헤어지게 된다. 사람들이 모이면 처음에 서로 사랑할 것 같고, 함께 나눌 것 같고, 모두 화합할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 부패한 면을 드러내고 만다. 사람이 서로 미워하고 헤어지는 이유는 그 속에 죄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주님은 하나 되게 해 달라고 다락방 강화에서 말씀과 동시에 "진리로 거룩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하신 이유는 죄와 불법과 탐욕으로 가득한 곳에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 사탄은 분열의 영이므로 사람들 사이에 싸움을 만들 뿐 아니라 교회마저 분쟁하게 한다.
 
옳고 그름도 없고 기준과 상식도 없으며, 내 편이면 옳고 그렇지 않으면 무조건 틀린 것으로 적대시하게 된다.
 교회가 분쟁에 휩싸이면 당사자인 목회자나 교인들의 갈등과 고통은 두말 할 것 없고, 그 가족과 자녀들의 신앙은 큰 상처를 입는다.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자녀들에게는 돌이키기 어려운 트라우마를 남긴다. 지금 전국에 수백 수천 개 교회에서 분쟁이 일고 있다. 양측으로 갈라져 싸우는 교회는 한 공동체, 한 지체로 살던 사람들이 욕하며 삿대질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싸우는 교회의 분쟁 원인을 들여다보면 너무나 한심하고 어이없는 경우가 많다.
 
목회자를 쫓아내려는 계획적인 음모에서부터 목사의 어떤 사소한 실수를 트집 잡는 것도 있지만 목사의 잘못으로 인한 경우도 많다. 분쟁의 원인 중 온갖 이유가 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귀는 한국교회를 무너뜨리는 것이 가장 원하는 것인데 분쟁을 통하여 수많은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세상에서 마지막 남을 유일한 기관 역시 교회이다. 이처럼 영광스러운 교회가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분쟁하는 것은 크나큰 죄악이다. 주님의 피 값으로 교회들이 세워졌으며 수많은 성도들의 눈물과 땀과 순교의 피를 통하여 우리에게 물려준 교회가 분열되어 성도들의 한탄과 울부짖는 통곡이 가득하고 몸된 교회는 찢겨지고 상처를 입어 만신창이가 되어 가는 것을 볼 때 너무 마음이 아프다. 교회의 법을 따르지 않으므로 노회와 총회의 재판이 많아지고 재판의 결과에 순복하지 않는 것이다. 교회는 사랑과 용서의 화신이다. 사랑과 용서와 관용이 없는 곳엔 성령도 없다. 따라서 사랑과 용서가 없는 집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장 큰 실천 명령들 중 한 가지는 하나 되는 것이다. 여러 갈등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하나 되는 것이 교회이다. 이것이 세상과 다른 부분이다. 우리는 어떤 이유에서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하나 되지 못하고 그리스도를 섬길 때 많은 부덕을 끼치게 된다.
 
한국기독교회가 한국사회에 희망을 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가장 큰 원인은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교파로 나누어진 교회분열의 현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가 분쟁하고 싸우는 것을 가장 좋아하는 세력이 이단이고 이슬람이다. 한국교회의 분열과 다툼을 틈타 이단들이 바이러스처럼 침투해 한국을 이슬람화 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그러므로 "주여 평화의 종소리가 울리게 해주시옵소서. 남북통일이 되게 해주시옵소서"라는 기도보다 더 선행되어야 할 기도는 "우리 교회끼리 서로 사랑하게 하시고, 서로 비판하지 말고, 성령 안에서 말씀 안에서 교회가 하나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것이다. 서로 다를지라도 주님 안에서 사랑하고 말씀 안에서 하나 되는 일, 그것이 우리의 가장 시급한 기도 제목이다. 반면 성령님은 연합과 일치의 영이시다. 성령님이 임하시면 우리에게 회복과 치유가 있고 변화가 일어난다. 틀린 것을 옳게 하시고 그른 것을 바르게 하시며 나뉜 것을 하나로 만드신다.
 
예수님은 화해자로 세상에 오셔서 친히 화목 제물이 되셨다. 그리고 우리에게 부탁하신 말씀도 세상을 화목하게 하라는 것이다.

김재영목사/한국장로교출판사 이사장ㆍ성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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