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고시영 목사
2015년 05월 25일(월) 16:22

필자는 6년간 총대로 총회를 섬겼고, 정책에 대한 연구를 4년 동안 해 왔다. 이제 은퇴를 하게 되면서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 있다.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희망이라는 말은 두 가지가 일치돼야 한다. 목표와 가능성이다.

지금 우리 총회는 이 두 가지가 없어 보인다. 복음전파라는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이 목표는 관념화 되어 실체는 보이지 않는다. 교단의 목표는 추상적이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없다. 그냥 외칠 뿐이다. 총회장이 되면 각자 자기 목표를 정해 일을 하려고 한다. 점은 아무리 많아도 서로 이어지지 않으면 선이 될 수 없다. 장기적인 정책도 없고, 정책을 세워도 이권단체들에 의해 사살된다. 우리 교단은 그동안 많은 정책을 집단 이기적인 이유로 사살했다.

연금 문제도 시끄러운데 연금은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다. 그 어떤 방법을 시도해도 대타협이 없는 한 깨어지게 되어 있다. 미자립교회 문제도 시한폭탄이다. 교인 수는 줄고, 헌금도 줄어든다. 도와주는 교회는 이제 지쳤다. 그러나 미자립교회 목사들 중 일부는 무사안일하게 목회하고 있다. 노회들도 점점 갈등 구조로 나아가고 있다. 각종 선거는 진영 논리로 치러지고 있고, 그 결과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노회가 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유명무실 하다. 노회들은 총회의 지시를 자주 어기고 있으며, 총회는 통제력을 상실했다. 지금도 30당회가 되지 못한 노회가 수두룩하다. 그러나 총회는 방관만하고 있다. 지시를 따르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법리부서에 대한 불신도 이제 도를 넘고 있다. 돈 재판, 정치 재판, 로비 재판은 물론, 재판에 불복하는 것은 이미 상식이 되어 버렸다. 각종 규칙 해석, 헌법 해석은 특정인의 자의적 해석이 우선되어 일관성을 상실했다. 총회본부도 문제가 많다. 고비용 저효율에다가 사업들은 나열식이고, 중복된 사업도 많으며, 시대에 맞지 않은 사업들도 있다. 조만간 상회비를 감해 달라는 청원이 총회에 올라올 것이다. 그런데도 본부는 이런 일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공보는 교단 기관지이긴 하지만 비판과 대안 제시의 기능을 해야 하는데, 교단 홍보지에 머물고 있다.

이런 현실을 볼 때, 필자는 우리 교단은 희망이 없다고 탄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 마지막 기회는 있다. 충격 요법을 써야 한다. 개혁이 아니라 혁명이 필요하다. 그 어떤 대안도 지금보다는 낫다. 망설이지 말고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 우선 총회는 정책만 다뤄야 한다. 사업은 노회가 해야 한다. 인력과 돈을 노회에 내려 보내야 한다. 노회가 하기 어려우면 권역별로 대회를 만들어 사업을 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교단은 머리는 점점 커가고 손발은 점점 야위어 가는 기형아가 되고 있다. 총회장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총회장이 되면 교회를 사임해야 한다. 총회장이 책임지고 총회를 섬겨야 한다. 총회장 사택은 총회장을 배출한 교회가 제공하고, 사례는 총회가 해야 한다. 불필요한 사업을 줄이면 충분히 가능하다. 연금이사는 3000만원 정도의 공탁금을 걸고 들어와야 한다. 아무나 연금 이사가 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연금 이사들에게 손실을 보았을 땐 책임을 묻고, 큰 이익을 남겼을 땐 성과금을 주어야 한다. 연금이 깨지면 교단은 망한다. 깨지기 전에 보완을 하든가, 보완할 길이 없으면 이제라도 청산의 길을 걸어야 한다. 노회에 대한 총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상회비에 연연하지 말고 필요할 경우 총대권을 정지시키는 강수를 써야 한다. 기독공보도 언론 본연의 사명을 다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

이제 은퇴하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런데 왜 이리 가슴이 아픈지 모르겠다.

고시영 목사 / 총회 정책기획조정평가위원장ㆍ부활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