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가 동양 때문에 망했다?!

[ 논설위원 칼럼 ] 논설위원칼럼

남택률목사
2015년 05월 11일(월) 16:52

몇 해 전 가깝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적이 있다. 친구는 인사를 나누기가 바쁘게 다짜고짜 이렇게 물었다. 로마가 동양 때문에 망한 사실을 아느냐는 것이다. 이 말이 처음엔 무슨 말인가 했다. 나는 역사와 시사에 박식한 내 친구가 분명 무언가 연구했거나 발견해 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로마가 동양 때문에 망한 일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당시 로마는 정치 경제 교육 군사의 중심지였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은 세계의 변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변방 정도가 아니라 역사와 시대의 간격은 원시성을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라 보여 진다.

친구는 심각해진 나의 모습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 그리고 나서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시내에 있는 로마나이트가 잘 되다가 터미널 뒤에 동양나이트가 생기면서 로마나이트가 망했다는 것이다. 새로 생긴 나이트가 얼마나 시설이 잘 되었던지 한참 춤을 추다 한 번씩 통째로 지붕을 열어 준다는 것이다. 춤을 출 때 밤하늘이 보이고 별도 달도 보이는 그런 최첨단의 시설에 로마나이트가 동양나이트에 밀려 망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마가 동양에게 망한 것 아니냐며 깔깔거리는 친구의 얘기를 들으며 한참 씁쓸하게 웃은 적이 있다. 이것은 나이트클럽의 무한 경쟁이 불러온 타락한 밤 문화의 어두운 한 단면이다.

로마가 망한 원인은 '마음과 인격'이 먼저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아놀드 토인비는 말했다. 모든 분야가 발전해도 마음과 인격의 분야가 무너지면 그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마음을 정비하고 지키는 일은 가장 우선적으로 힘써야 한다. 불필요한 비교의식이나 열등감이 얼마나 무서운 삶의 독소인지 알아야 된다. 흔히 말하는 초 일류국가는 마음의 정비에서 시작되고, 믿는 우리들이 말하는 영적인 장자국가도 마음의 정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정비되지 않은 마음으로는 결코 어디서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 마틴 루터는 "우리가 매일 수염을 깎듯이 우리 마음을 다듬어야 된다"고 말했다. 마음의 정비는 필생 과제라는 말이다. 성공보다 성공 관리가 어렵고, 성공 관리보다 마음 관리가 어렵다.

유명한 역사학자인 플리니우스가 로마의 트라얀 황제에게,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의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가 라는 상태를 보고하기 위해 편지를 쓴 것 가운데 이런 보고서가 있다. "그들(그리스도인들)은 결코 음란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도둑질하지도 않습니다. 그들은 약속을 어기지도 않습니다. 거짓말은 결코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부채 문제에 대해서도 절대로 깨끗합니다."

플리니우스가 보았을 때의 당시 그리스도인들만 그런 것인가? 우리도 그렇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고 사는 것은 날마다 기적을 보고 사는 것이다. 기적은 죽은 자가 살아나는 것, 엄청난 돈을 벌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다. 화평할 수도 없고 거룩할 수 없는 우리가 화평의 사람,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이 기적이다.

우리 사회의 변화는 한 사람의 진정한 마음의 변화에 있다. 마음의 변화는 역사를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다.

남택률 목사 / 광주유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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