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때문에 한국 왔는데 생활 힘드네요"

[ 교계 ] 파키스탄 개종자 아리프 바티 씨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4월 27일(월) 18:54
   

"파키스탄에서의 개종은 그야말로 목숨을 담보로 하는 것입니다. 개종으로 인해 아버지가 잔인하게 살해 당하고 가족의 안위가 위협 받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한국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왔습니다. 그러나 난민 지위를 받는 것이 어렵고, 물가가 높은 한국에서 여덟 식구가 생존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인 것 같네요."
 
아리프 바티 씨(Arif Bhattiㆍ54세)는 기독교로 개종을 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과격 근본주의자들에 의해 10년 전 아버지가 무참히 살해 당하고, 자신은 물론 아들까지 납치, 폭행, 지속적인 살해위협 속에서 살다가 견디지 못하고 지난 2012년 가족들과 함께 한국으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온 파키스탄인 개종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지난 4월 17일 증경총회장 김순권 목사와 함께 본보를 찾은 그는 "아버지의 살해 이후에도 계속되는 살해위협과 폭행을 견뎌왔지만 아들이 납치되어 죽을 뻔한 경험을 하고 난 후에는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1998년 3주간 방문했던 경험이 있는 한국으로 아내와 딸, 아들과 며느리, 손주 3명과 함께 탈출하다시피 도망을 왔다"고 말했다.
 
"현재 불법체류자 신분이기 때문에 아들이 박스 만드는 공장에서 벌어오는 120만원과 NGO에서 지원해주는 30만원으로 8식구가 살고 있다"는 그는 "지금까지 다행히 한국의 친구가 돈을 대출해주어 자신과 가족의 치료비 및 살림살이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대출의 상환일이 다가오고, 현재 살고 있는 17평 빌라에서도 집을 비워달라는 통지를 받고 막막한 상황"이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온 후 척추 및 호흡기 질환으로 수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야 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바티 씨는 자신의 이러한 사정을 여러 곳에 알린 끝에 CSI(기독교국제공동선교회)의 미국 회장에게 소식이 닿아, 미국 회장이 바티 씨의 이야기를 한국의 이사인 김순권 목사에게 전달해 최근 둘의 만남이 이뤄졌다. 김순권 목사는 현재 바티 씨를 돕기 위해 그가 처한 상황을 확인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바티 씨는 "나와 우리 가족은 이제 파키스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태로 여기서 걱정 없이 살 수 있기만을 바라고 있다"며 "생활고와 불안한 지위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우리 가족에게 도움의 손길이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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