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사회복지 모델을 찾아서

[ 논단 ] 주간논단

홍기숙 장로
2015년 04월 23일(목) 10:16

오늘 우리 시대의 화두를 꼽는다면 단연 '사회복지'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회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의식주의 문제가 우선일 때는 교육과 사회복지에 대한 문제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아직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의식주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이제 교육의 문제를 넘어서 삶의 질을 측량하는 사회복지를 각 분야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복지는 '삶의 질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국민 전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는 정책'이다. 하지만 복지를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 이에 대한 논쟁은 여야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무상급식의 논쟁을 보면 보편적 복지의 틀을 가지고 정책을 입안하느냐, 선별적 복지의 틀을 가지고 정책을 입안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차이가 있음을 본다. 이러한 사회적 논란이 진행되는 지금이 기독교의 입장에서의 사회복지를 이야기할 때가 아닌가 한다. 몇 년 전부터 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가 진행되었다. 이 행사는 기독교가 얼마나 많은 사회복지를 하고 있는지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그 힘이 하나로  모아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그 이유를 찾는 다면 기독교의 사회복지에 대한 신학적 토대가 약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각 지역의 사회복지 시설이나 복지관 운영에 종교 간 경쟁을 하거나 타협을 통해 나눠먹기식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기독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잃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이에 기독교적인 사회복지 신학이 정립되고, 정치적 종교적 이해논리가 아닌 말씀을 중심으로 사회복지의 본질을 찾고 오늘 우리 사회가 당면한 사회복지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사회복지 제도의 가장 훌륭한 롤 모델은 레위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위기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특별히 레위기 25장에는 안식년과 희년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제도에 대한 부분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안식년과 희년은 사회복지에 본질적인 부분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안식년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나안에 정착하여 살아갈 때 7년간의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제도였다면 희년은 50년이 되는 해에 모든 피조물에 대한 회복 즉, 11지파에게 나누었던 가나안 땅의 처음 분배시점으로 돌려놓고 있다. 애석한 것은 이제도는 한 번도 시행되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모두가 평등이 아닌 자신들이 처음 가졌던 것을 회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안식년과 희년에서의 사회복지는 첫째로 자신이 가진 것으로, 십일조를 통하여 가난하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이고, 둘째로 자신의 상황과 능력에 맞는 삶을 살도록 회복시켜주는 것이다.
 
또한 신약에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은 기독교사회복지의 최고의 모델이다. 지금까지 십자가 사건은 구속사적인 과점에서만 해석되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사회복지의 모델이 십자가 사건에 있음을 바라보는 사회복지적 관점으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 십자가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놓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봉사의 표본이다. 십자가 사건은 희년을 넘어 우리가 현재를 극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새로운 사회복지의 모델이 될 것이다. 
홍기숙 장로/여전도회작은자복지재단 이사장ㆍ서울믿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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