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사회는 언제오나

[ 사설 ] 사설

한국기독공보 webmaster@pckworld.com
2015년 04월 21일(화) 13:53

우리 사회가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로 시끄럽다. 지난 정권의 자원외교의 비리를 캐내는 수사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 정치권과 사회전반에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그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만방에 호소하고는 다음 날 9일 유서를 쓰고서 잠적한 후로 자살로 그의 생애를 마감했다.

최근 부정과 부패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 중 방산비리에 연루된 전 해군참모총장, 일광그룹 회장, 그리고 성완종 전 경남그룹 회장 모두가 장로직분을 가지고 교회를 섬겼던 신앙 지도자이기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교회의 또 다른 슬픈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한층 무거운 것을 금할 길 없다. 특별히 현재 교회의 장로이면서 신앙의 깊은 내력을 가지고 있는 가정에서 성장한 성 전회장의 자살은 혹독한 현실을 신앙으로 넘지 못하고 그 앞에서 허물어져 내리는 안타까움과 아울러 기독교적 책임의식을 동시에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고 성완종 회장이 남긴 리스트는 현 정부와 전 정부, 그리고 여당과 야당을 동시에 뒤흔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리스트에는 내로라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의 이름이 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 파헤쳐질 자료에는 또 얼마만한 폭발력이 내재되어 있는지 초미의 관심거리이다.

우리는 수사상황이 진행되는 현 상황에서 모든 것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늘 그랬듯이 우리나라 정부 고위급 관리들을 포함한 정치권과 유수 기업들의 뇌물 수수 관행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얼마 전 우리의 국회는 김영란법을 가지고 반부패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 뒤는 못내 씁쓸하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 부패지수는 후진국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모두가 자성해야 하는 문제이면서 먼저 정치권과 경제계가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것은 법과 제도와 같은 투명한 제어장치의 문제이면서 한편으로는 개인의 의식과 높은 도덕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열심히 묵묵히 일하는 국민들은 자괴감을 느끼고, 미래 비전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분노와 허탈감에 빠지게 된다. 정치권과 경제계는 깊은 자기반성을 통해 선량한 국민들이 이 사회에 따뜻한 희망을 던져주는 정직하고 공의로운 지도자를 얼마나 찾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