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근본주의의 득세와 중동 선교 (1)이슬람이 다가온다

[ 특집 ]

진영종 목사
2015년 04월 14일(화) 13:23

이슬람에 대한 진지한 고민 시작할 때

진영종 목사
총회 파송 영국 선교사

유럽이 모슬렘 사회로 바뀌고 있음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새로운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음을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2010년 10월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시작으로 2011년 영국의 캐머런 총리, 프랑스의 사르코지 당시 대통령, 심지어 유럽의회 의회장에서도 이른바 '다문화 정책의 실패'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물론 이 다문화 정책이 '유럽의 모슬렘화'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고, 또한 이 다문화 정책 실패에 대한 평가나 해석이 여전히 분분한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의 입장에서 보면 이 두 가지가 서로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2차 대전 종전 이후에 유럽은 꾸준히 이민자 수용정책에 대해 매우 열려있었고 이 이민자들이 자국 사회에 거주함에 있어, 이들이 사회공존적 의식을 갖고 자국 사회에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녹아 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비교적 관용적인 자세를 견지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록 이들이 소위 '관용정책(Tolerance)'으로 모슬렘을 포함한 이민자들에게 그들의 문화나 종교 등을 존중해 왔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떤 특정 공간을 부여하여 그 안에서만 그들만의 영역을 존중 혹은 방치해 둠으로써 게토화시킨 경향도 없지 않다. 이러한 현상은 양자간의 사회공존적 의식에 대한 간극을 좁히기는커녕 더욱 확대시키는 현상으로 발전됐고, 서로에 대한 책임과 의무보다는 혜택과 기대만을 내세우며 비난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유럽사회가 이들에게서 느끼는 불만을 살펴보면, 의료보험이나 교육시스템과 같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에 대한 수급불균형, 구직 및 임금과 같은 고용문제, 지나치게 자신들의 신앙과 이에 따른 문화만을 고집하여 같은 사회 소속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사회적 이질감 등이 있겠으나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그 사회 내의 정치와 재정과 매우 민감한 연결고리가 있음도 알 수 있다.
이미 70년에 가까운 이민 역사를 통해 이들은 각 분야에서 전문가들을 배출하고 정치적으로도 모슬렘 의원들이 지역 및 중앙의 의회에 상당수 약진해 의석을 확보했다. 이러한 결과들은 기존의 유럽 현지인들의 마음 속에 점차 불안감으로 자리잡았고 아울러 자신들이 누리던 기득권이나 혜택으로부터 점차 소외 당하는 상대적 박탈감을 양산하게 되어, 지금은 더 이상의 일방적인 관용은 허용할 수 없고, 심지어 상호적 관용이나 존중에 대한 기대감마저도 상실한 매우 심각한 현실에 처해 있다. 결국 자연스럽게 사회공존적 의식의 실패감을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2차 대전 후 포스트 모더니즘을 갈구하던 유럽 사람들에게 사회가 모슬렘화된다는 것은 그리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한 마디로 자신에게 모슬렘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는 한 '상관하지 않는다'로 이해될 수 있었다. 그러나 점차 유럽인들은 모슬렘화된 사회가 결국 개개인의 삶 속에서도 적지 않은 직접적 영향이 미치게 됨을 깨닫기 시작했다.
유럽의 곳곳에 존재하는 게토화된 모슬렘 지역엔 모슬렘이 아닌 사람들이 들어가는 것조차도 힘들어 결국 도시가 공동화되고 현지인들은 점차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는 등 비록 법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정서적인 거주 이전과 같은 공간적 장애가 강해지고 있다. 특히 이런 느낌을 복잡한 다인종, 다문화 사회의 그 어떤 집단보다도 모슬렘 사회로부터 가장 심하게 느끼고 있기에 모슬렘에 대한 시각은 매우 불편하다. 말하자면 모슬렘을 여전히 자신들 사회의 일부분으로 인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911 테러를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 이미 발생한 테러 사건을 통해 모슬렘에 대한 인식이 두려움이나 불편함에서 혐오감으로 변하고 있다. 다수의 모슬렘이 순수하고 진지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테러 사건들이 자주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사람들은 테러리스트들과 오랜 기간 이웃으로 지내왔다는 사실에 경악하곤 한다. '모슬렘은 테러리스트다'라는 인식은 분명 극단적 편견이지만, 이 편견이 점차 유럽 사회의 주류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은 현지인과 모슬렘 모두에게 두려운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모슬렘 문명과 현 유럽 사회 문명은 점차 극명한 대립 구조로 발전할 듯한 유감스런 전망이 우세하다. 그 사이에서 모슬렘과 서구 사회 양자에 모두 각각 공통분모를 갖고 있으면서도 양자 모두에게서 적대시되고 소외 당하고 있는 것이 유럽 기독교의 현주소일 것이다. 유럽의 기독교는 자기 영역을 철저히 지지하고 견고히 구축해 주었던 기존의 사회와 문명으로부터의 배척당함과 동시에, 자신을 개종 혹은 파괴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극렬한 공격세력과 씨름해야 하는, 그리고 때로는 이들을 달래야 하는 그야말로 난감한 형국이다.
지난 중세의 역사적 종교 분쟁에 기인해 영국에는 각 마을마다 '교파연합모임(Churches Together)'이 있어 교파간 갈등이나 차이를 이곳에서 중재 내지는 극복해 나왔다. 지난 70여 년 간의 이민 정책에 의해서 이 교파연합모임보다 더 큰 개념의 '종교간 포럼(Interfaith Forum)'과 같은 모임들을 통하여 다종교 혹은 다문화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들을 대화와 이해로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어왔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실제로 서로를 이해하며 존중하는 경우는 극히 일부이며 대부분은 서로의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거나, 특별히 의사결정 구조의 차이 혹은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등을 재확인함으로써 한계감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한 가지 기독교 입장에서 이러한 현실에 대한 중요한 반성적 시각은 그간 기독교에서는 모슬렘의 약진이나 그들의 포교 활동 방식 등에 대해서 상당히 가볍게 평가하고 있었거나 이에 대한 진지한 자세가 부족했다는 점, 요컨대 기독교 왕국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자만감에 빠져 이들을 과소평가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모슬렘에 대한 바른 이해는 그들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시작해야 하며, 그 속에서 이들에 대한 대안과 준비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아직 이점에서 유럽 교회보다 늦지 않았고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