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국장, 세월호 참사 현장서 기자 향해 "야! 너 내려!" 망언

[ 교계 ] 교회협의 왜곡된 언론관 드러낸 일, 사건 후 7일 지나도록 '묵묵부답'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4월 09일(목) 15:30

세월호 1주년을 앞두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참사 현장인 팽목항 인근에서 연 추모행사 도중 교회협 국장이 취재기자에게 상식밖의 막말을 퍼붓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막말 사건'은 지난 3일 참사현장에서 선상예배를 드리기 위해 팽목항 인근 서망항에서 출항준비를 하던 과정에 발생했다. 이날 교회협은 참사 현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모두 5척의 배를 준비했다. 이중 한 척엔 유가족이 탑승했고 나머지 배엔 스태프와 취재진이 탑승했다. 하지만 유족들을 근접취재하기 위해 몇몇 언론사의 취재진이 유족들의 배에 동승하면서 갈등이 벌어졌다. 해당 선박의 선장이 승선인원이 초과돼 인원을 조정해 달라고 했고, 이를 위해 의견을 모으려던 찰라 교회협 A 국장이 이미 배에 탄 CTS 기독교TV 취재기자에게 "야! 너 나와. 너 내려! 내리라고!"라며 상식밖의 폭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 국장의 폭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교회협 회원교단 관계자가 돌발상황을 중재하려 하자 A 국장은 또 다시 "너는 안 태워! 얘 안 태울거야! 태우려면 다른 애 태울거야!"라고 소리 질렀고 당황한 기자가 별다른 반응을 못하고 있는 가운데 또 다시 "야! 너! 니가 가지고 있는 힘으로 행패 부리고 있는거야!"라며 적반하장식의 망언을 이어갔다.


교회협 총무와 유가족들까지 있던 자리에서 벌어진 이번 막말 파동은 사건이 발생한 지 7일(4월 9일 기준)이 지나도록 해법없이 공전하고 있다. 이번 일에 대해 교회협 출입기자단과 한국크리스천기자협회는 일제히 교회협의 사과와 재발방지 등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교회협이 제대로 된 후속조치를 할 때까지 교회협과 관련된 취재를 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9일 열린 교회협 정책협의회 취재를 보이콧했다.


특히 이번 막말 파동을 통해 교회협의 평소 언론관이 드러났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A 국장이 시종 반말과 막말로 CTS 기자의 하선을 지시할 때 배에는 목포KBS와 일본 후지TV 취재진 여러명이 함께 있었다. 이중 한 방송사의 경우 카메라기자 외에도 3명의 취재기자가 더 승선했지만 A 국장의 '막말 하선 명령'은 유독 CTS 기자만을 향했다. 또한, '얘 안태운다. 다른 애를 태울거다'라면서 기자 전체를 '어린아이' 취급한 것도 교회협의 왜곡된 언론관이 기저에 깔려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교회협 회원교단 관계자는 "교회협이 일반언론에 대해선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교계언론을 만만하게 보고 이런 망발을 한 것으로 본다"면서, "교회협 역사와 궤를 함께 해 온 교계언론을 내 찬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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