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상처, 기억하라

[ 사설 ]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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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4월 06일(월) 18:05

 2014년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295명이 사망하고 9명이 실종되어 총 304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또한 구조 작업 과정과 지원 헬기 추락으로 여러 희생자가 나왔다. 이제 세월호 사건 1주기를 맞이하여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먼저 세월호 사건의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눈물을 우리는 기억하고 치유하는 일에 힘써야 하겠다. 희생자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큰 상처를 받았을 뿐 아니라 구조와 후속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기관의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상처를 받았다. '일베'와 일탈 집단의 비인간적이고 철없는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 위로하지는 않으면서 일부 유가족에게서 나타나는 과잉 행동을 빌미 삼아 꾸짖고 책망한 일부 사회지도자들과 언론에 의해 또한 상처를 받았다.

이들의 상처를 계속해서 기억하고 위로하고 치유해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유가족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공동체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 한 우리 사회의 깨어진 공동체성은 회복되지 못할 것이며 공동체의 붕괴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유가족들의 상처를 기억하고 위로하는 의식(儀式)을 통해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뿐 아니라 깨어진 공동체의 상처를 치유하는 사명을 감당해야 하겠다.

다음으로 우리 국민들과 성도들의 상처를 기억하고 치유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과 성도들은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집단적인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심령 깊숙이 들어가 쓴 뿌리가 되고 만다. 기억하고 치유하지 않으면 상처가 심령 깊은 곳으로 들어가 더욱 고치기 어려운 질병이 되고 만다. 우리 국민들과 성도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으면 세상과 운명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에 붙잡힌 인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두려움과 분노는 마귀가 가장 잘 틈을 타는 통로가 된다. 한국 교회여 세월호의 비극을 잊지 말고 기억하라. 십자가의 은혜로 치유하라. 세월호 사건 속에 들어있는 모든 비리와 부정과 모순을 기억하고 변화시키라. 이것이 이 시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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