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양을 지키는 목자

[ 기고 ] 함께생각하며

백경천 목사
2015년 04월 01일(수) 10:30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한반도 땅에는 엄청난 긴장과 갈등과 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남쪽 정부는 북쪽이 먼저 핵무기 개발 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중단하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말한다. 북쪽 정부는 남쪽이 먼저 한국과 미국의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하고 대화에 임하라고 한다.
 
미국은 남한정부를 향해서, 북한이 최근에 시험발사에 성공한 미사일을 방어하려면 사드(THAAD)라고 불려지는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은근히 말한다. 남한을 방어하려면 2개 포대는 있어야 하는데 그비용이 4조원 가량 든다고 한다. 미국정부는 한국에 이 값비싼 무기체계를 판매하면서, 동시에 이 사드시스템의 핵심장비인 탐지레이더(X밴드 레이더)를 남한에 설치하여 중국 전지역과 러시아의 동부지역 상황까지 면밀히 감지하는 효과를 얻으려 하는 것이다.
 
그 레이더는 지금 괌과 일본에 배치되어 있는데, 이것이 남한에 있게 되면 중국의 전지역을 커버하는 미사일 방어 및 공격 시스템을 미국이 구축할 수 있으니 중국정부가 가만히 있겠는가? 절대로 용인할 수 없다고 하며 남한정부를 압박할 뿐 아니라, 미국이 남한을 발판 삼아 중국과의 미래 전쟁을 준비하듯이 그들은 북한 땅에서 6.25 때처럼 미국을 상대로 싸울 준비를 할 것이 불보듯 뻔한 것이다. 참으로 위태로운 한반도이다. 너무나 슬픈 우리의 현실이다.
 
이러한 이 땅의 위태 위태한 현실을 생각하며 하나님 앞에 엎드려 있는 중에, 얼마 전에 미국의 어떤 여성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12개국의 여성 리더들이 참여하는 '위민 크로스 디엠지(Wemon Cross DMZ)'라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팀이 구성되었고, 그들이 지난 11일에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평화를 위한 행동계획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12일에 신촌에서 함께 기도하던 우리는 한 가닥 희망의 빛이 이 땅에 비취는 느낌을 받았다.
 
그들은 5월 24일에 한반도의 비무장 군사분계지대(DMZ)를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하여 내려오겠다고 선언하고 남북한 정부와 유엔 사령부와도 협의 중에 있다고 하였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관계자는 '평양에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한다. 나는 지금 그 여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은 이제껏 세계 곳곳에서 이 세상의 생명들을 살리고 지키는 일에 헌신해 온 마리아들이다. 이들의 평화를 위한 기도와 행동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남북한의 백성들과 세계인들에게 새로운 영감과 희망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 이 땅에서 살아가는 백성들이 정부의 허락없이 북한의 동족들과 서로 만나서 평화롭게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불법이다. 나는 사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이것이 불법이라는 생각을 못하고 살았다. 왜냐하면 그들과 만나서 대화를 나눌 생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내가 아닌 어떤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지금은 북쪽에서 살아온 사람들과 만나서 이 땅의 평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아니, 그렇게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할 책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그 책임을 나에게 맡겼느냐고? 주님이 내게 말씀하셨다. 드고아의 목자에게 말씀하셨던 그 분이, 베들레헴의 목동 다윗을 불러 골리앗에게 보내셨던 그 분이, 오늘 이 한반도 땅에서 살아가는 당신의 목자들에게 당신의 양들을 지키고 보호하라고 말씀하셨다.
 
우리 할아버지는 일본 침략자들에게 저항하며 총을 들었고, 아버지는 6.25전쟁에 참여하였다. 개개인들이 어쩔 수 없었던 처절한 삶이었다. 그러나 이제 우리가 또 다시 그런 삶을 살 수는 없다. 우리와 우리의 자녀들이 또 다시 원치않는 전쟁의 수렁 속에 빠져들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기필코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한 걸음, 한 걸음씩... 

백경천 목사/일산호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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