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6년 된 교회, 하지만 원로목사가 있다?

[ 교단 ] 20년 이상 사역한 교회서 갑자기 사임한 목회자를 원로목사로 모신 진리와은혜교회

장창일 기자 jangci@pckworld.com
2015년 03월 27일(금) 15:04

 "우리교회가 설립된 지 얼마되지 않아 목회를 이끌어 줄 어른이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교인들과 상의해 이웃교회에서 사역하셨던 목사님을 우리교회 '원로 목사님'으로 모시기로 한 것입니다. 그리 특별할 것도 없고 벌써 오래된 일인데..." (진리와은혜교회 임순기 목사)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함해노회 진리와은혜교회는 올해로 창립 16년이 된 젊은교회다. 하지만 이 교회엔 원로목사가 있다. 원로목사의 자격이 한 교회에서 20년 이상 사역했을 때 가능하다는 걸 감안하면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여기에는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연이 숨어있다. 임순기 목사는 "지역의 한 교회에서 20여 년 간 사역했던 A목사님이 아무런 예우없이 어느날 갑자기 교회에서 나오게 되셨다"면서 "그 목사님은 당장 생계를 고민해야 하는 딱한 처지였다"며 조심스레 말문을 열었다.

임 목사의 전언에 따르면 하루아침에 교회에서 나오게 된 A목사가 처한 상황이 너무 딱하고 절박해 교인들과 머리를 맞대고 도울 방법을 찾던 중 '우리가 원로 목사님으로 모시자'는 의견이 모아졌다. 진리와은혜교회는 지난 2006년 '이 듣고도 믿기지 않는 결정'을 흔쾌히 하고 A목사를 지금까지 진리와은혜교회 원로목사로 모시고 있다. 예우의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 않았지만 임순기 목사 사례를 기준으로 50% 정도는 될 것이라는 게 주변의 이야기다.

임 목사는 "이런 일이 알려지는 게 민망해서 10년 가깝도록 알리지 않았는데 입소문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면서, "우리 교인들은 A목사님이 세상을 떠나시면 장례예배도 치러드릴 예정일 만큼 돈독하다"고 전하며, 마땅히 감당할 일을 했을뿐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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