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인정한 PCUSA '유감'

[ 포토뉴스 ] 총회, 긴급 임원회 열고 신학적 대처 위한 전문위 구성키로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3월 24일(화) 16:45

청교도의 후예를 자처하는 미국장로교회(PCUSA)가 결국 동성 결혼을 인정키로 해 향후 이에 불만을 품은 개교회들의 탈퇴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PCUSA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총회장:정영택)는 지난 23일 긴급임원회를 열어 유감을 표명하고 한국교회가 적절히 대처하고 교육하기 위해 전문위원회를 구성, 총회의 입장을 발표하기로 했다.

PCUSA는 교단 헌법의 일부인 규례서(Book of Order)를 개정, 결혼의 정의를 변경하는 '규례서 예배 모범에 대한 개정안 14-F'가 산하 171개 노회 중 과반수인 86개 이상의 승인을 얻어 확정됐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PCUSA는  지난해  6월  221차 총회에서 해석에 따라 동성결혼을 인정할 수 있는 규례서 수정을 허락한 바 있다.

이 규례서 수정의 핵심은 현 규례서에 명시된 결혼의 정의를 '남녀간에 이뤄지는 것(between a man and a woman)'에서 '두 사람의, 전통적으로 한 남자와 한 여자의(between two people, traditionally a man and a woman)' 결합으로, '두 사람의'를 삽입하고 기존 문구를 수정한 것.

새롭게 수정된 교단 헌법은 오는 6월 21일 발효되며, 이에 따라 소속 교회의 당회들은 교회 부지 내에서 동성 결혼식을 주최할 수 있게 되고 소속 목회자들도 동성 결혼식을 집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소속 교인들의 동성 결혼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번 통과된 규례서에서는 "(목회자는) 성령께서 예식의 집례를 위해 그들을 부르신다고 믿는 결혼 예식에 참여하기 위해 성경 해석에 대한 양심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해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지역에서도 동성결혼 집례 요구에 반드시 응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해 목사들의 재량권을 인정하고 있다.

한국교회와도 긴밀한 영향을 주고 받는 PCUSA의 이번 노회 수의 통과는 미국 내 교회는 물론 한국교회에도 상당한 충격을 주고 있다.

PCUSA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일각에서는 동역교단인 PCUSA의 목사를 청빙할 경우 동성 결혼한 목사일 경우, 혹은 선교동역자를 파송해 올 때 동성 부부를 파송할 경우 혹은 업무관계로 공식 방문하거나 일시 방문할 경우 그들을 인정하고 환영하며 예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대한 입장을 정해놓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PCUSA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미국장로교한인교회(NCKPC)는 지난해 총회장 명의로 산하 교회에 PCUSA의 결정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난 2013년 42차 캔쿤 총회에서 채택한 '신학, 윤리, 사명 선언'을 그대로 재천명하되 더욱 확실하게 선포할 것을  독려하는  서신을  발송한  바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지난해 제99회 총회에서도 PCUSA의 동성연애결혼과 동성애 결혼 주례에 대한 재고를 요청해달라고 요청해줄 것에 대한 헌의가 올라왔고, 총회는 동성애를 반대하는 내용의 서신을 발송하는 등 분명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PCUSA는 현재 170만 명의 교인을 지닌 교단이지만, 동성애에 대한 노회 수의가 통과됨에 따라 이에 불만을 품은 개교회의 탈퇴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교세 약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번 PCUSA의 동성애 인정에 대해 증경총회장 림인식 목사는 "동성애 문제가 성경에 쓰여진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이번 결정으로 교회가 갈라지고 어지럽게 되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찬성으로 결정하든 반대로 결정하든 논란을 피할 수 없는 난제 앞에 한국교회, 특히 우리 교단은 이에 대한 신중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표현모 hmpyo@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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