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OK, You are OK!"(나도 긍정, 너도 긍정)

[ 기고 ] 프리즘

이의용 장로
2015년 03월 11일(수) 16:58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일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경비원 괴롭힘, 온라인상의 언어 폭력, '갑질', 군대 내 살상, 운전자간 폭행, 가족간 살인. 어린이 집 폭력사건 등 안타까운 일들이 자꾸 벌어지고 있다. 외국 대사의 얼굴에 칼을 들이대고, 하루 42명이 자살을 한다.
 
어른들은 어린아이에게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라!"고 가르친다. 인생에서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같은 집단주의 문화권에서는 더욱이나 그렇다. 아이가 남들과 사이좋게 살아가도록 지도하려면, 첫째는 나와 남을 존중하는(Respect) 걸 가르쳐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나와 남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나도 긍정(OK), 너도 긍정(OK)'이면 두 사람의 관계는 최상의 상태가 된다. 그러나 나와 너를 '긍정-부정'으로 평가하면 상대를 무시하게 된다. 보다 심각한 것은 나를 '부정(Not OK)'으로 평가하는 경우이다. '부정-긍정'의 경우 남을 적대시하게 되고, '부정-부정'의 경우 그 정도는 매우 심해질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에서 'I am OK, You are OK!'정신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경쟁과 비교의 교육방법, 차별적인 사회 정책 등으로 아이들의 머릿속에 'You are not OK'나 'I am not OK'라는 사고를 심어주고 있다, 그게 너무 오래 되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남을 적대시하고 열등감, 상대적 박탈감, 우울감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이들이 많다.
 
둘째는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 말하기와 쓰기, 듣기와 읽기 등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데 필수적인 방법들을 가르친다. 아이들은 소통 방법을 통해 모르는 남들과 관계를 맺고, 도움을 서로 주고받으며, '다름'의 차이나 그로 인한 갈등을 극복하며 살아갈 수 있다. 나아가 남의 생각을 인정하고, 남의 감정에 공감하고, 남의 감정을 존중하며 할 말을 다 하고, 자기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가정, 학교, 사회는 이런 필수적인 도구(Tool) 사용법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특히 내 생각이나 감정을 말과 글로 남에게 표현하는 걸 가르치지 않고 있다. 내 생각을 얼마나 잘 말하고 쓰느냐가 아니라, 남 생각을 얼마나 잘 읽고 듣고 암기하느냐로 성적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표현을 못하니 화병이 생긴다. 그래서 평화롭게 말로 할 수 있는 걸 화를 내며 폭력적으로 표현한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OECD 30개 국 중 3위이지만, 정작 갈등 해결 능력은 27위라고 한다. 사회 갈등 비용은 한 해에 300조원. 금방 터질 것 같은 분노(Angry)의 지뢰가 우리 사회 곳곳에 깔려 있는 듯하다.
 
우리 주위에는 외로워 하고, 억울해 하고, 힘겨워 하면서도 그걸 평화롭게 표현하고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들이 너무 많다. 이들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경청과 따뜻한 말 한 마디가 필요하다. 차범근 감독은 늘 빳빳한 1천원 권을 준비해놓고는, 택배원이 올 때마다 커피 한 잔 사드시라며 1장씩 손에 쥐어준다고 한다. 필자도 이 글을 쓰면서, 어렵게 사는 한 친척에게 형제들과 성금을 모아 보내주었다. 삶에 지쳐있던 그가 고마움을 전해오며 용기를 보여줬다. 소통은 이렇게 시작된다.
 
"I am Ok, You are OK!"는 주님의 정신이다. 온 국민이 이 정신의 바탕 위에서 남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가정, 학교, 사회, 그리고 교회가 꾸준히 노력해나가는 수밖에 없다. 그래야 분노와 불통의 우리 사회가 말이 통하는 평화로운 세상으로 바뀔 수 있다.
 
이의용 장로/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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