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은 중요한 경고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11

주혜주 교수
2015년 03월 09일(월) 16:29

 

 

▲ 이경남 차장 knlee@pckworld.com

요즘 지하철을 타면 갑자기 숨이 막히며 심장이 터질 것처럼 빨리 뛰어 죽을 것 같은 '공황장애'를 경험하는 이들이 많다. 공황장애란 특별한 원인이나

조짐 없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공황발작이 반복되는 극심한 불안 상태를 말한다. 사실 불안장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늘 불안을 겪으며 산다. 불안은 본인이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것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새로운 직장이나 출산과 같은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생기기도 한다.

불안이 해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불안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기본이며 중요한 경고를 제공한다. 적절한 불안은 위험을 재빨리 인식하고 민첩하게 행동하여 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처럼 불안할 수 있는 능력은 생존하는 데 필수적이다. 게다가 불안이 없으면 좋을 것 같지만, 약간의 불안은 동기요인으로 작용한다. 시험을 앞두고 약간 불안해야 공부가 잘되고 시험도 잘 치를 수 있는 게 바로 이 때문이다. 반면에 불안이 심해지면 합리적인 생각과 결정력이 저하되고 문제 해결 능력이 약화된다.

우리는 불편한 생각과 감정에 대해 자동적으로 피하려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생각은 피하거나 없애려 할수록 오히려 더 몰입하게 된다. 게다가 생각을 누르거나 없애려 할 때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힘들다. 즉 불안한 생각과 감정을 없애거나 사라지게 하려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따라서 불안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밖에 나가 노는 것을 두려워하는 아이에게 무조건 “힘내라”, “씩씩하게 나가 놀아라”고 한들 엄마의 치마꼬리를 붙잡은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불안한 아이는 사랑으로 가득 찬 엄마의 눈길에 안심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엄마 곁을 떠나 밖으로 나가 놀 수 있다. 마찬가지로 불안과 공포도 사랑과 연민으로 돌보고 사랑해줄 때 비로소 떠나간다. 떠오른 생각을 허용할 때, 생각을 억압하기 위한 사용하는 에너지 소모 또한 줄일 수 있어 효과적이다.

살아가면서 불안을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불안이 인간의 본질은 아니다. 불안은 내 안에 존재하는 많은 자아의 일부일 뿐 우리는 불안보다 큰 존재다. 또한 불안은 영원하지도 않다. 불안은 정서의 일종이기 때문에 내가 붙들고 늘어지지 않는 이상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과 같은 존재다. 그러니 마치 자신의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하듯, 불안과 함께 찾아온 생각과 감정 그리고 행동을 친절하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것은 어떨까?

주혜주 교수 / 경인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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