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혜주 교수의 마음극장 ] 주혜주교수의 마음극장
주혜주 교수
2015년 03월 04일(수) 10:55
1980년대에는 좋아하는 음악이나 노래를 오디오 테이프에 녹음해 듣는 것이 유행이었다. 필자 또한 젊은 시절에 'Top of the world'를 비롯한 많은 히트곡을 내놓으며 국내외에서 사랑 받았던 미국의 남매 가수 그룹 카펜터스의 노래들을 녹음해서 즐겨 듣곤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여동생 카렌 카펜터스가 무리하게 다어어트를 하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에야 우리나라에서도 다이어트가 유행이지만 그 당시에는 다이어트를 하다가 죽었다는 얘기가 매우 충격적이면서 낯설었다.
거식증은 일명 '문화병'으로 선진국에 많다. 주로 젊은 여성에서 발병하며 대부분 청소년기에 시작되는 게 보편적이나, 최근에는 남성의 식이장애 비율 또한 증가하고 있다.
한 영화 평론가가 말한 바에 의하면, 영화에서 대화하는 장면 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장면이 음식 먹는 장면이라고 한다. 그만큼 먹는 게 우리네 삶에서 중요하다는 증거이다. 내 경우 표준 체중을 휠씬(?!) 넘어서는 데도 불구하고 한 끼 거르는 것을 엄청 힘들어 하고, 금식기도를 할라치면 기도에 집중하기는커녕 시험에 들곤 한다. 그러니 살빼기 위해 밥 먹듯이 끼니를 거르는 이들이 내 눈에는 한없이 신기하기만 하다. 카펜터스의 달콤한 노래는 그립지만, 부디 이 땅의 젊은이들이 거식증으로 카펜터스의 뒤를 따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주혜주 교수 / 경인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