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

[ 기고 ]

최용호 장로
2015년 02월 03일(화) 17:46

 
나는 그리움을 기다림만큼 좋아한다. 그리움이 있어 어제가 있고 기다림이 있어 내일이 있지 않을까. 이 말들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찌 나 뿐일까. 세상 사람들이 아마 다 좋아하는 말이겠지만 나는 아직 해야 할 일이 그리고 기다리는 일이 많다고 늘상 가까운 사람들에게 말하고 산다.
 
흑인 인권 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링컨기념관에서 흑인 군중에게 한 연설 중에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또 "오늘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라고도 했다.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에 "오늘 나에겐 꿈이 있다"라고 기도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한 날의 시작인가. 구약 시대부터 꿈과 기다림 속에 주님은 드디어 세상에 오셔서 신약시대가 열렸고 이제 우리는 재림의 그 때를 믿음으로 꿈꾸며 기다리고 산다. 꿈이 없으면 해맑은 내일이 없을 것이고 그리움이 없으면 세상은 메마르고 삭막해질 것이고 기다림이 없으면 넉넉하고 졍겨운 눈빛을 찾아 볼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면서 우리의 믿음의 삶은 어찌 보면 기다림이 아니겠는가.
 
꿈,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은 주 안에서 매일 우리의 찬송이어야 하고 기도여야 할 것이다. 여기 말하는 모든 것이 주안에서의 울타리를 떠나면 그것은 주 밖에서의 일이므로 종국엔 소망이 없는 삶이 될 것이고 세속을 헤매는 시험에 들게 될 것이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 하신 것처럼 어느 땐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말씀을 자기 합리화하고 자각하지 못하므로 늘 회개하는 마음으로 기도해야 할 것이다. 내가 일하며 사는 자리가 뜻한 대로 자긍하며 만족한 삶인가를 묻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먼저 그보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일 일까 생각하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 그리고 그런 사람으로 살기를 다짐하고 간구해야 할 것이다.
 
세상은 강처럼 흘러야 하고 진리도 신앙도 역사도 아픔도 사랑까지도 흘러야 한다. 사랑도 고이면 소유가 되지 않는가. 물결이 뒤척이며 서로를 새롭게 하며 흘러야 한다. 넘쳐 흘러야 옹달샘인 것처럼 아름다지 않을까 싶다.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아름답고,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어렵지 않다. 첨탑의 십자가가 하늘과 구름 사이를 흐르듯이 꿈,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도 흘러야 신선하고 아름다운 생명력이 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요…" 성경의 산상수훈 중에 나오는 팔복은 이때쯤 어쩌면 챙겨야 하는 우리들의 바른 신앙의 그리움이 아닐까. 경건하고 가난한 심령이 무디어질 때 나는 순례의 길을 떠나고 싶어 한다. 그 날 밤을 지새우고 새벽이 열리는 제자들의 바닷가에 부활하신 주님의 음성, 해변으로 이어지는 하얀 옷자락의 바람소리, 철썩대는 디베랴 바닷가를 마냥 그리워한다.
 
꿈, 그리움 그리고 기다림은 우리에게 항상 있을 것이고 우리의 삶은 청량한 강물처럼 유유히 흘러야 할 것이다.
 
외롭고, 지치고, 혹여 절망의 때가 온다고 해도 나는 예배당 빈 뜨락 양지바른 곳에 한 그루의 포도나무를 심고 싶을 것이다 
 
최용호 장로/영산포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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