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여전도회 전망(상) 모성애적 섬김으로 한국교회 치유한다

[ 여전도회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5년 01월 27일(화) 16:42

-2015년 여전도회 전망(상) 모성애적 섬김으로 한국교회 치유한다

생명 살리는 女 리더십, 교회도 살린다

"리더십의 균형, 변화의 출발점" 女 리더 증원 정책 마련에 무게


최근 몇 년 동안 한국교회 최대 이슈는 '위기 극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이미 많은 목회자, 기관, 연구소 등이 원인을 분석해 대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은 달라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 동안 제시돼 온 대안들을 살펴보면 주로 △도덕성과 투명성 등 목회자와 교회의 윤리적 부분 강화 △개교회 중심의 성장지상주의를 지양하고 이웃 섬김과 지역사회와의 소통 확대 △다음세대에 대한 중요성 인식과 교육 및 훈련에 대한 지원 강화로 귀결된다. 그리고 이러한 대안들의 중심엔 '교회를 움직이고 교인들을 이끌어 가는 리더십의 관심, 성향, 의식 수준이 먼저 변화되야 한다'는 선결 과제가 자리잡고 있다. 리더십의 변화 없이 교회가 달라지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도덕성, 투명성, 성장지상주의 등의 문제를 교회가 세속화 돼가는 증거로 볼 때, 오늘날 한국교회의 치유는 '점점 사회 리더들과 비슷하게 변해가고 있는 교회 리더들의 제자리 찾기'라고 봐도 좋을듯 하다.

지난 12월 10일 열린 본교단, 기장, 기감 여장로들의 모임에서는 '교회 내 모성애를 회복하는 것이 지나치게 성과 지향적이고 경쟁적인 한국교회를 변화시키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제안이 나와 관심을 모았다. 이날 강연을 한 박인환 목사(기감 화정교회)는 "태초부터 남성은 목적지향적이고 전투적이었던 반면에 여성은 생명을 살리고 유지시키는 일을 감당해 왔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리더십의 지나친 남성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성들만으로 이뤄진 총회, 노회, 당회에 참석해 보면 이 주장에 일리가 있음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많은 회의들이 '경쟁을 통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자리'로 세속화의 길을 걷고 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같은 성령의 열매나 약자를 위한 양보, 복음을 위한 자기희생같은 신앙적 가치들은 발붙일 곳이 없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여전도회는 올해 생명을 살리고 키워내는 모성적 리더십을 통해 지나치게 남성화 된 한국교회의 균형을 회복하는 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차 적으로는 개교회가 여성 리더인 여장로를 더 많이 선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본교단 여장로회가 파악하고 있는 여장로의 수는 현재 730명 수준이지만, 2017년까지 1200명의 여장로를 세우자는 비전을 가지고 전국 교회들에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여장로 선출이 교회 쇄신과 목회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담임목사가 주도적으로 여장로 임직을 권장하거나 제도화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또한 교회 내 '양성평등'에 관한 일부 잘못된 인식도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20년 전 여성안수가 허락되면서 여성들도 안수를 받을 수 있게 됐고, 총대도 될 수 있게 됐고, 총회와 노회에서도 중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분명히 문은 열렸고 노력하면 변화가 일어날 조건은 갖춰졌다. 조건이 평등하다보니 '교회 내에 이미 양성평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여성들만을 위한 제도적 지원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교회 내에 여전히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는 것이 여전도회의 입장이다. 여성들은 뛰어넘기 힘든, 아마도 강자만이 뛰어넘을 수 있는 이 벽 때문에 점점 더 강자 중심의 총회, 노회, 교회가 돼가고 있다는 것이 여성들의 주장이었다. 경쟁 사회에서 강자가 리더십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교회가 전하는 복음과 이뤄가야 할 하나님의 나라가 약자들에게 시선을 맞춘 것임을 감안하면 분명 강자 중심의 교단 구조에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의 경우 항상 총회 직전에 여성, 청년, 장애인, 원주민 관련 안건과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한 사전대회를 열어 논의된 안건을 총회에 상정하도록 한다. 이처럼 제도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벽까지 허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총회와 노회에 대한 여성들의 소망이다.

특히 올해 100회 총회와 여성안수 법제화 20주년을 맞는 교단 총회에 여성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모성애적 섬김의 가치를 남성 리더들이 인정해 주고 또 이 모성애적 섬김이 한국교회 변화와 도약의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의 위기 현상 속에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헌신해 온 여성들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그 위상이 많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음 호에서는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 여전도회전국연합회와 여전도회원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과 세계 무대를 향해 도약하기 위한 노력 등에 대해 점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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