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랑의 실천, 이벤트가 아닌 삶으로

[ NGO칼럼 ] NGO칼럼

김미경 관장
2015년 01월 15일(목) 13:35

 
땅콩 때문에 비행기를 돌리는 재벌 3세, 경비원을 노예처럼 부린 부촌 아파트 주민들,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아르바이트생을 무릎 꿇게 한 모녀…. 이른바 '슈퍼 갑질'이라 불리는 사건들이 연달에 터지면서 가진 자의 횡포에 대한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기사 제목만 읽어도 씁쓸해지는 사건들. 하지만 '나는 그들과 분명히 다르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이웃을 섬기기 위해 부름 받은 우리인데, 일상에서  과연 우리는 나보다 남을 더 많이 섬기며 존중하고 있는 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말씀 안에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도우라는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허락하신 가족, 일터, 즉 삶의 터전에서 만나게 될 한 사람 한 사람을 마음을 다해 섬기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결국 우리로 하여금 가진 것을 드러내는 '갑'이 아닌 기쁜 마음으로 상대를 섬기는 '을'이 되기를 바라시는 것 아닐까.
 
매해 연말이 되면 각종 언론에서 산동네 연탄배달 이야기, 이름 없는 천사의 깜짝 후원, 국내 유수 기업의 후원 활동을 소개하며 이웃 사랑의 대표적인 모습이라 이야기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슈퍼 갑'들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 필요한 건 이벤트 성이 강한 나눔만은 아닐 것이다.
 
'사회복지사'라는 전문 직업군이 존재하는 이유는 이들을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나 정부의 후원을 받아 규모가 큰 사회복지 사업을 진행하는 일은 이들의 영역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가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까.
 
답은 일상에 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중을 잊지 않는 태도, 따뜻한 격려 한마디로 누군가의 얼굴을 미소 짓게 하는 행동, 서비스가 마음이 들지 않더라도 상황을 한 번 더 배려할 줄 아는 마음씀씀이가 결국은 이웃사랑, 이웃섬김에 대한 실천이지 않을까.
 
그래서 올해는 기독교인이 먼저, 삶 속에서 진정한 이웃 섬김을 실천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예수님의 사랑이 단 한 번의 이벤트로 끝난 것이 아니듯, 이웃을 향한 우리의 사랑도 단 한 번의 이벤트가 아닌 삶으로 다져지기를 소망한다. 
 
김미경 관장/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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