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과 복음의 선포

[ 이야기가 있는 예배 ] 이야기가 있는 예배와 목회<3>

김명실 목사
2015년 01월 12일(월) 17:22

사순절의 첫날을 '재의 수요일'이라도 부른다. 요즘 들어 이 날에 재를 이용한 특별 의식을 행하는 교회들이 늘고 있다. 이것은 세계교회의 동향이며 특히 북미 교회들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북미에서는 설교 중심의 예배를 드리던 개혁전통들이나 심지어 침례교단들까지도 이 의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는데, 재의 수요일 의식이 끝나면 이 재를 가지고 거리로 나가 회개를 외치며 복음을 전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 마태복음 11장 21절에서 예수님께서 언급하신 '베옷'과 '재'의 이미지 사진. 옆은 종려나무 가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교회들은 이 생소한 의식의 성서적 기원과 신앙적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며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회개와 탄식의 외적인 표징인 재는 구약은 물론 신약에서도 볼 수 있으며(마 11장), 고대 교부들인 터툴리안과 암브로시우스도 회개의 외적 표시로 재를 사용할 것을 권했다. 10세기에 이미 서구 유럽에서 사순절 첫날에 널리 행해지던 이 의식은 11세기에는 로마교회에 의해 의무화되었고, 그때부터 사순절 첫날이 '재의 수요일'로 불렸다.


종교개혁자들 대부분이 이 의식을 더 이상 보존하지 않은 이유는 분명치 않으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서며 루터교를 비롯한 개신교 주류 교단들이 에큐메니칼 차원에서 각 교단의 신학적 입장을 반영하며 이 의식을 재건하고 발전시키며, 교단 예식서에 포함시켰다. 미국 장로교(PCUSA) 예식서의 번역서인 '공동예배서'에서 그 의식을 만나볼 수 있다.


공동체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주로 종려주일 행진에 사용했던 나뭇가지들을 모두 거두어 같은 화로에서 재로 만든다면 보다 교육적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재의 색상은 짙은 것이 좋으며, 머리 위에 뿌리거나 올리브기름과 섞어 이마 위에 십자가를 표시하는 방법이 있다. 혹은 손 등이나 바닥 등에 표시하거나 소량의 재를 나눠줄 수도 있다.

 

 

 

   
▲ 재로 이마 위에 십자가를 표하는 모습.

어떤 방법이든 그 목적은 "모든 인간의 승리가 재로 돌아가고, 모든 육체가 먼지로 돌아가니 오직 주 예수만 믿어 구원을 받으라"는 것을 상기시키며 복음을 증언하는 데 있다.

한편 '재의 수요일' 기도회에서 사회공동체적 차원의 죄도 함께 고백하여 개인적 차원의 회개를 넘어서서 하나님의 공의를 구하는 회개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김명실 목사 / 장신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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