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과 공멸의 갈림길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5년 01월 05일(월) 18:07

"불쌍한 은퇴목사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죠? 평생을 작은교회에서 섬겨왔고, 모은 돈은 모두 총회연금에 쏟아부었는데 삭감이라뇨." 70대 은퇴목회자 K목사의 말이다. 지난 99회 총회에서 연금재단의 규정 개정이 통과됨에 따라 1월부터 받던 연금액이 대폭 삭감될 것이라며 하소연했다.

K목사는 "평생 받은 사례금 중 일부를 연금에서 꼬박꼬박 떼어갔는데, 수급자 의견은 무시한 채 말 한마디 없이 연금액을 깎는다는 얘기만 하니 답답한 노릇이지만 후배들도 걱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변화하지 않으면 퇴보할 수밖에 없다.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2040년 전후로 연금재단의 기금은 고갈이 예상된다. 이대로 가면 모두가 공멸한다.

결국 수급자나 가입자나 총회 연금재단을 걱정하기는 매 한가지다. 하지만 방식과 방향에 차이가 있다. 후배 목사들은 현재에는 관심이 없다. 너무 먼 미래만 보고 있다. 또한 선배 목사들은 현재에만 집착하면서 미래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합의점이 필요하다.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극 소수의 가입자들은 '연금재단의 해산'만이 갈등 해결의 시발점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건강하다. 상식이 통하고 사랑이 있다. 지금껏 그래왔다. 2015년 새해를 맞이해 연금재단은 다시 한 번 수급률 인하가 왜 필요했는지 전국의 수급자들에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가입자들에게는 선배 목사들의 어려움과 이해를 구해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총회 임원회는 지난 5일 규칙부의 안을 받아들여 연금지급 문제의 새로운 대안으로 '특별법' 신설을 제안했다. 수급자와 가입자의 원만한 소통 가운데 문제 해결을 당부한 셈이다.

2015년 새해에는 사랑과 이해, 양보와 배려의 마음으로 하나 된 연금재단 특별법이 탄생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놓는 기회가 마련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임성국 limsk@pck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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