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와 언론

[ 기고 ] 함께생각하며

최창범 목사
2014년 12월 31일(수) 14:15

 
최근 한국교회는 대내외적으로 언론의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 특히 인터넷의 발달로 급속히 전파되므로 한번 이미지가 실추되면 회복되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런데 언론매체를 통해 한국교회를 덩달아 매도하는 교회지도자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전직 교수인 어떤 장로님은 "개신교 역사상 지금의 한국교회만큼 타락한 교회는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물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충고하는 것이라고 믿고 싶지만 '개신교 역사상 가장 타락한 교회'라는 표현은 종교개혁 이후 500여 년 동안 한국교회가 가장 타락했다는 표현으로 지나친 자기비하가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요즈음 황색 저널리즘을 우리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또 기독교의 탈을 쓴 안티매체들의 보도를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때로는 일부 목사의 문제로 한국교회가 도매금으로 매도를 당하기도 하지만, 필자가 이탈리아에서 10년을 살아보니 가톨릭은 조직적으로 신부들의 비리를 감추어주기 때문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얼마 전 중앙일보(2014.10.27.)에 이탈리아 신부들의 기행이 보도됐다. 제노바 인근에서 사역하는 한 신부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누드사진이 지역신문에 실려서 망신을 당했고, 인근 성당의 신부는 헌금을 가지고 도망을 갔다. 또 다른 신부는 동성애자 친구와 함께 살고 있고, 인근마을에서 동거녀와 함께 술집을 운영하다가 들켜서 교회에서 쫓겨난 신부도 있다. 이 지역 책임자 신부는 "교구 내에 신부 175명 중에 썩은 사과가 절반”이라고 한탄했다. 한국을 방문하고 귀국한 프란체스코 교황도 이런 추문에 대해 공식조사를 하라고 명령했다.
 
가톨릭에 비해 교회는 유리처럼 투명하고, 보호해주지 않으니까 비난도 많이 받는 것이다. 이것은 범죄자를 보호하자는 측면이 아니고 일부를 가지고 전부인 것처럼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일부교회의 문제 때문에 오늘도 목회의 현장에서 충성을 다하며, 눈물로 기도하며, 교회성장을 위해 몸부림치는 동역자들까지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한국의 6만 교회 중에 문제 있는 몇몇 교회보다는 건강한 다수의 교회들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언젠가 불교계에서 KTX역 이름을 '울산-통도사'로 표기하려고 했는데, 경남 양산에 있는 통도사와 울산광역시에 있는 울산역이 무슨 상관이 있는가. 서울역을 영락교회 역이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울산역을 통도사역이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다. 템플스테이에 국고를 연간 820억 원 지원하는 것은 국민의 혈세인 세금을 특정종교의 포교를 위해 부당하게 사용하는 것 아닌가. 또 대구시 팔공산에 국고지원을 받아 1,200억 원짜리 불교 테마공원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는 핵심사업인 100억짜리 템플스테이가 자리 잡고 있다. 헌법에 정교분리를 명문화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종교편향은 국민이라면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 기독교와 불교의 갈등이 본격화된 것은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이 된 이후다. 불교계는 스포츠선수들의 기도 세리모니를 문제 삼았고, 공직자 종교차별이라는 이슈를 들고 나와서 마치 이명박 정부가 불교신자들을 차별하는 것처럼 호도했다. 여론을 등에 업고 교회를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한국교회가 템플 스테이에 문제를 삼으니까 불교계는 기독교 미션스쿨에 지원하는 보조금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국적으로 기독교가 운영하는 초중 고등학교와 대학교는 구한말 때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민족의 암흑기에 기독교 신앙을 가진 선각자들이 민족의 미래를 위하여 사재를 털어 세운 것이고, 이런 민족의 요람에서 수많은 민족의 지도자들이 나와서 이 나라의 독립과 독립 후 국가의 재건을 위해 헌신한 것을 안다면 그런 행동은 후안무치한 것이다.
 
지난 해 우리나라는 20-50클럽(인구 5천만에 국민소득 2만 달러이상의 국가) 일곱 번째 회원국이 됐다. 지금까지 가입된 국가는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이었는데, 우리나라는 식민지를 극복하고,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후진국에서 경제 강국으로 올라선 유일한 나라이다. 얼마나 큰 축복인가?
 
정부 수립 후 첫 제헌국회를 기도로 시작했다는 것은 기독교국가도 아닌 우리나라로선 놀라운 축복이다. 또한 독립운동, 항일투쟁에 기독교가 중심에 서있었다는 것도 자랑이고 한국근대화를 이끈 주체가 그리스도인들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인 사실이다.
 
또한 한국교회가 해방 후 지난 70여 년간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왔다는 것은 우리 민족의 복이자 하나님의 은혜이다.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민족의 파수꾼이 되게 하신 것이다. 한국교회는 이같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최창범 목사/꿈의숲교회

이 기사는 한국기독공보 홈페이지(http://www.pckworld.com)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