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의 가치 인정하고 조화 이루는 사역 '함께'"

[ 교단 ] 신년 좌담회 '작은 교회가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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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9일(월) 19:07

참석자 : 정성진 목사(거룩한빛광성교회ㆍ작은교회세우기운동연합 대표) , 조주희 목사(성암교회ㆍ목회윤리연구소 이사), 정해우 목사(명륜중앙교회ㆍ교회성장운동지원본부 사무총장), 홍동완 목사(홍천 도심리교회)
사회 : 정성진 목사
일시 : 2014년 12월 15일 / 장소 : 본보 회의실 / 정리 : 김성진 부국장 대우 / 사진 : 임성국 기자



   
▲ 좌로부터 정성진 목사, 조주희 목사, 정해우 목사, 홍동완 목사.

정성진 목사
: 오늘날 한국교회가 안팎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작은 교회의 현실은 더욱 어렵다. 먼저 작은 교회들이 처한 현주소에 대한 대화로 좌담회를 시작했으면 한다.
 
홍동완 목사 : 10년전, 선교공동체운동의 뜻을 품고 강원도 홍천에 있는 작은 도심리 마을로 들어갔다. 처음엔 목사라는 것을 알고 마을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집집마다 다니며 예수 믿으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는 타협을 하고나서 마을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기독교에 대한 시선이 얼마나 부정적인지를 알게 됐다. 그래서 속으로 언어가 아닌 몸으로 예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하겠다고 다짐하고 들어가서 공동체 사역을 시작했다. 8년이 지난 후에 나를 마을의 반장으로 선출해 줬다. 마을의 리더로 인정해준 일이다. 지난 2008년 마을 주민들이 교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요청해와 교회를 개척했다.

정해우 목사 : 우선, 선교를 위한 재정 약화로 선교 동력화와 의욕이 상실된 한국교회의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위기는 작은 교회를 살리는 운동에 동참하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도시교회에 비해 농촌교회는 목회와 선교에 대한 비전이 더욱 약화되고 있다. 사명의식과 패배의식, 그리고 자기 현주소에 대한 파악을 어렵게 하고 있다.

조주희 목사 : 한국교회는 대부분 대형교회를 지향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결국 한국교회를 분류하면, 대형교회와 대형교회가 되지 못한 교회로 분류된다. 그리고 작은 교회의 심각한 현실은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점이다. 갖춰진 것도 없고 무엇을 할 수 없다는 낙심같은 것이 존재하는 것 같다. 괜히 대형교회 앞에 가면 위축되고 교인들도 그러한 생각을 갖는다. 따라서 작은 교회들이 우선 심리적으로 안정된 기반 위에 복음적인 역동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정성진 목사 : 사실, 큰 교회가 사고치고 피해는 작은 교회가 입는다. 매스컴의 속성이 유명 인사에게 맞춰지기 때문이다. 결국 공교회성의 부재다. 한국교회의 70%가 30명 이하의 작은 교회라는 말이 있다. 작은 교회들은 사실상 한국교회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교회들이 한국교회의 희망이 되기 위해 무엇이 시급하다고 생각하는가.

정해우 목사 : 복음은 능력이 있는데 운반하는 목회자들이 통로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작은 교회는 복음의 야성을 잃어버리고 수동적으로 바꼈다. 총회가 목회자의 생활비지원 정책을 시행하면서 작은 교회는 자생력을 잃어버리고 패배의식도 갖게 됐다. 생활비 지원에서 선교비 지원으로 바껴야 한다. 지역의 필요를 채워주는 선교정책으로 목회방식을 바꿔야 한다. 내게 주어진 은사의 다양성을 통해 목회 패러다임을 바꾸면, 작은 교회도 의미를 갖고 행복할 수 있다. 목회자가 먼저 희망을 발견했으면 한다. 자신이 갖고 있는 가치를 극대화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조주희 목사 : 한국교회의 위기 중의 하나는 교회론의 부재다. 대형교회든 작은 교회든 공교회성에 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성경적인 교회론을 재정립해야 한다. 큰 교회가 재정적인 도움도 줘야 하지만 교육 콘텐츠를 지원하고 교회의 인식과 목표와 사명을 새롭게 재인식할 수 있도록 지원해서 작은 교회 스스로 존재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급선무다. 자신의 교회에만 주어진 영역을 재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홍동완 목사 : 초대교회는 신앙공동체이면서 생활공동체였다. 오늘날 교회는 신앙공동체의 모습은 있지만 생활공동체는 되지 못하고 있다. 삶 속에서 영적인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하게 된다. 교회 스스로 희망을 갖고 지역에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교회의 아름다운 가치를 나눠야 한다.

정성진 목사 : 이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신학교에서부터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 어려운 시대에는 오히려 작은 교회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교회의 병폐 중의 하나가 개교회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일부 대형교회는 주변의 작은 교회를 돌아보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작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 대형교회들이 할 수 있는 사역이 있으면 말씀해 달라.

홍동완 목사 : 작은 교회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하기 때문에 도움을 필요로 한다. 작은 교회는 지역 중심의 복음 플랜을 세우고 큰 교회에 도움을 요청해야지, 막연히 재정 지원만을 요청해서는 안된다. 마을 대보름과 척사대회 때는 춘천 성광교회 봉사자들이 와서 도와주고 있어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큰 교회와 작은 교회간의 관계이지만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교회에 대한 호감도 갖게 된다.

   
▲ 좌로부터 조주희 목사, 정해우 목사, 정성진 목사, 홍동완 목사.
조주희 목사
: 요즘 선교적 교회론이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큰 교회는 재정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작은 교회로가 자생력을 갖도록 도와주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큰 교회들이 작은 교회 스스로 상황을 파악하고 미래를 꿈꾸는 방향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 작은 교회가 언제까지 큰 교회에 기댈 수만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생능력을 갖도록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두번째는 한국교회가 정부 시책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현재 시 정책에는 마을만들기운동에 혈안이 돼 됐다. 마을만들기운동을 하는 사람은 교회가 가장 중요한 대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교회와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아직까지 한국교회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작은 교회가 구와 시정책에 관심을 갖게 되면, 사회적인 분야에 기여할 수 있다.

홍동완 목사 : '행복만들기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프로젝트 안에 4개의 콘텐츠가 있는데 그것을 교회가 수립했다. 결국 마을의 프로젝트는 교회 장기적인 미래 프로젝트가 됐다. 그리고 교회 뿐만 아니라 마을 전체를 끌어안는 프로젝트가 되고 있다.

조주희 목사 : 지역에서는 '좋은 학교만들기네트워크'를 펼치고 있다. 교육 당국에만 아이를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 마을이 직접 나서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뜻을 갖게 된 것이다. 교회는 교육이라는 좋은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온 공동체다. 교회와 네트워크가 만나 시너지 효과도 있고 사회적인 인지도도 바꿔놓았다. 이러한 일은 작은 교회도 감당할 수 있다.

정해우 목사 : 작은 교회에서 전도를 하고 사람을 키워놓으면 대형교회로 이동한다. 대형교회는 작은 교회를 어머니 교회로 생각해 작은 교회를 살리는데 앞장설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큰 교회가 교구를 세울 때에 작은 교회를 그 교회의 교구로 세워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대형교회와 작은 교회가 교구로 연결되면 작은 교회를 살리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성진 목사 : 우리 교회는 중간단계로 그 일을 하고 있다. 70개 교회와 연계해서 형제교회처럼 섬기고 있다. 작은 교회가 어머니교회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환원해야할 것이다. 다음으로, 총회와 노회 차원에서 작은 교회를 위한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히 나와야 한다. 특히 총회 차원에서 향후 5년간 교회성장운동을 펼치고 있는데 작은 교회를 위한 어떤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 말씀해 달라.

정해우 목사 :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총회에서는 작은 교회 돕기운동을 자립화사업을 통해 추진해왔다. 그러나 자립화사업은 장단점이 있다. 앞으로 생활비 지원에서 선교비 지원으로 정책전환이 필요하다. 성장지원운동본부에서는 동반성장을 강조한다. 교회성장에 필요한 것이 인적 물적 목회사역적 자원이라면 가진 자가 나눌 수밖에 없다. 운동본부에서는 이를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노회가 조금만 도와주면 이 일이 가능하다. 전국교회의 동참을 요청하면 힘들어하기 때문에 노회 차원에서 샘플 교회를 선정해 생활비 지원이 아닌 사역 지원을 위한 자매결연이 이뤄졌으면 한다. 노회별로 샘플을 하나씩만 해도 1년에 65개 교회가 자립하게 된다. 이 일을 혼자할 수 없고 함께 고민해야할 과제다.

조주희 목사 : 우리 교단은 행정적인 노하우가 많다. 행정적인 오류를 해결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전적으로 연구하고 담론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없이 목회하는 몇 분이 목회의 인식 선상에서 이야기하고 정책을 내놓기 때문에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긴다. 작은 교회를 살리는 일이 한국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면 싱크탱크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통해 현장 목회와 끊임없이 협력이 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일부의 이야기를 전체 이야기로 씌우게 되고 섣부른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며 인식없이 총회에서 결의하게 된다. 작은 교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져서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한국교회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작은 교회들이 어렵다는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대안 연구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홍동완 목사 : 성장이라는 단어보다 조화라는 말이 더 좋다. 조화라는 말은 각 교회의 특성을 소중히 인정해 주는데서 이뤄진다. 성장이란 단어는 숫자라든가 외적으로 경쟁구조를 의미한다. 작은 교회의 소중한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대형교회의 선교적인 철학을 작은 교회에 강요해 부담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화로운 관계와 대화 속에서 특성을 잘 부각시켜주고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도와주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큰 교회들이 도와야 한다.

정성진 목사 : 요즘 한국교회 안에서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한 운동들이 펼쳐지고 있다. 작은 교회를 돕는 단체들이 펼치는 사역과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논의를 했으면 한다. 우선,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한 담당교역자가 있다. 전도팀을 전반기 후반기로 나눠 4명씩 4개월간 70개 교회에 파송한다. 재정은 70개 교회에 10만원씩 전도물품을 보낸다. 월요일에 강사를 모시고 와서 강의를 듣고 멤버십을 갖고 있다. 사모들도 모임을 갖고 있다. 5명만 있으면 전문가가 와서 찬양팀을 운영하도록 만들어 준다. 선교여행도 다녀왔다. 서로간의 관계가 회복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작은 교회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학교에서도 작은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도록 교육을 통해 인식전환을 시켜야 한다. 지난 5년간 작은 교회 세우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조주희 목사 : 작은 교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속에서 작은 에큐메니칼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은평구 교동협의회는 27개 교회가 참여하고 있다. 서로 만나 협력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큰 교회는 작은 교회의 고민을 잘 모르고 있다. 서로가 알지 못하면 대립 현상이 일어나는데 교동협의회를 통해 이런 현상이 사라졌다. 큰 교회에서는 전도지를 만들어 작은 교회에 무상으로 준다. 작은 소통의 현장이 되고 있다. 또한 목회적으로 자기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작은 교회를 도와야 한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를 도와 목회자들의 어려운 마음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심리적인 도움을 줘야 한다.

정해우 목사 : 좋은 사례들이 의외로 발굴되지 않고 있다. 언론에서 좋은 사례를 발견해 보도해줬으면 한다. 그리고 어느 한 단체가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총회 차원에서 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부 교회들이 작은 교회를 돕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헤브론선교회가 어려운 교회 전도사를 초청해 도움을 주고 있는 것도 한 사례다. 서울노회 안에 서울지역교회와 양평지역 미자립교회가 연결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공론화되고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

홍동완 목사 : 네트워크가 됐으면 한다. 시골은 오래된 집들이 많기 때문에 전기 가설을 위한 도움이 필요하다. 이런 부분들을 어느 특정교회에 요청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총회에 재능기부할 수 있는 부서가 있어서 작은 교회들이 총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길이 있었으면 한다.

조주희 목사 : 작은 교회 목회자를 세우는 일에도 총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작은 교회는 목회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목회자를 객관적으로 세우는 일에도 어렵다. 작은 교회를 원하는 목회자들도 있는데 이들에 대한 자료가 없다. 미국교회의 경우에, 한 교회의 목회자를 원하면 총회가 자료를 갖고 있어 소개해준다. 작은 교회 목회자가 비었을 때 선정하는 공식적인 기구도 필요하다.

정성진 목사 : 총회의 정책 중에는 강제성은 없어도 교회의 적정 규모를 말해줘야 한다. 그동안 목회를 해오면서 회개하는 마음이지만 교인 500명을 넘어서면 목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인의 절반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죄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 총회 차원에서 교회의 적정 규모를 강조해야 한다. 결론은 사람이 희망이다. 결국 영성개발이다. 공교회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좋은 말씀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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