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회장의 방문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12월 29일(월) 13:52

"교회연합에 걸림돌 되는 모든 장애물을 조속히 걷어내어 한국교회가 하나 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  가 하나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합니다."
 
지난 12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 제4대 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의 취임 감사예배에서는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축사 순서를 맡아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한기총은 지난 회기까지 홍재철 대표회장 체제 하에 비정상적인 파행 운영과 무분별한 이단 해제로 교계와 사회의 통렬한 비판을 받아왔고, 한교연의 태생 자체가 파행운영되는 한기총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로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 대표회장의 방문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이 목사의 발언에 앞서 한교연의 양병희 대표회장 역시 지난 11월에 열린 정책발표회에서 "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과 만나고 대화를 했고, 하나되어야 한다는 궁극적인 목적을 같이 가지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기대하는 것이 하나되는 것이고, 하나가 될 수 있다면 이영훈 목사님이나 저나 다 내려놓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들 말에 따르면 두 명의 수장은 이미 만남을 가졌으며, 두 단체가 통합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했고, 통합을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동시에 대표회장직에서도 물러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한기총이 국내 250여 교단, 단체 등에 공문을 발송, 향후 30일의 기간을 두고 이의제기가 있을 경우 재론하기로 한 것도 양 기관의 통합에 있어 최고의 걸림돌인 이단관련 논쟁을 해결하기 위한 이 대표회장의 수순밟기로 보인다.
 
이날 행사에서 갈등을 빚어오던 양 기관 수장들의 화합을 위한 모습에 이날 행사 분위기는 더욱 화기애애해졌다. 이후 축사를 위해 강단에 오른 NCCK 회장 황용대 목사 또한 "한기총 회장도, 한교연 회장도 내려놓겠다고 하니 저도 내려놓겠다"며 농담을 섞어 화합에 동조하겠다는 뜻을 밝히자 좌중이 크게 웃기도 했다. 새해에는 한국교회 분열의 악습을 깨고 화합의 교회로 재도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교인들의 마음이 웃음으로 표출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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