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인 혐오, 세계교회 연대로 막는다

[ 선교 ] 재일대한기독교회, '제3회 마이너리티 문제와 선교전략 국제회의' 개최준비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4년 12월 29일(월) 11:14
   

"좋은 한국인이든 나쁜 한국인이든 모두 죽여라.", '조선인은 목을 메고 독약 먹고 뛰어내려라.", '츠루하시에 대학살을 실행하자."
 
최근 일본 극우단체가 가두 시위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외치고 있는 듣기에도 섬칫한 공개 발언, 이른바 '해이트 스피치(Hate Speech)'이다.
 
최근 2010년경부터 일본 내에서는 극우단체들이 재일동포를 포함한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해이트 스피치'가 도를 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일대한기독교회(KCCJ, 총회장: 조중래)는 반사회적이고 반인륜적인 '해이트 스피치'가 선교는 물론, 화해와 공생에 심각한 해가 된다는 판단 하에 내년 중 '해이트 스피치'를 주제로 '제3회 마이너리티 문제와 선교전략 국제회의'를 개최할 에정이다.
 
'해이트 스피치와 싸우며 화해와 공생의 장막을 펼치자'를 주제로 내년 11월 11일~14일 일본 YMCA에서 열릴 예정인 국제회의를 통해 재일대한기독교회는 인권주의적 폭력을 용서하지 않는 기독교계의 뜻을 세계에 알리고, 참가교단과 함께 인권을 수호하고, 민족주의적 마이너리티와 공생을 추친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재일대한기독교회는 국제회의를 통해 일본정부에 인종차별 철폐와 외국인 주민 기본법 제정을 요구하고, 전세계 교회들이 재일동포 및 소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각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정의와 화해(Justice and Reconciliation) 사역을 감당할 새로운 인재 육성을 도모할 예정이다.
 
이번 국제회의를 기획하고 있는 재일대한기독교회 총간사 김병호 목사는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의 오쿠보, 오사카의 츠루하시 등 재일동포 밀집지역을 표적으로 듣기도 거북한 담론을 퍼뜨리고 있다"며 "지난 2009년 12월에는 교토 조선학교에서 수업중인 아이들에게 '북한의 스파이 양성 기관 조선학교를 일본에서 쫓아내라'는 등의 내용을 외치면서 기물 파괴 행위를 하기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이러한 해이트 스피치를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인종차별로 인식하여 규제하는 법제도가 없는 상태"라고 지적하고 "올해 8월 유엔 인종차별 철폐위원회는 일본정부에 대하여 '인종주의 표명, 인종주의적 폭력과 증오를 금하라'고 했지만, 일본 정부는 인종차별철폐법 입법도 국내인권기관 설치도 착수하지 않고 있다"고 현상황을 설명했다.
 
일본은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역사수정주의가 일본 교육계에 침투, 한국-일본, 중국-일본 정부간에 영토문제와 종군 위안부 문제 등의 역사 인식을 둘러싼 많은 논의가 되고 있다. 일부 매스미디어에서는 노골적으로 반 중국론, 한국 혐오론을 선전하고 있으며, 인터넷상에는 한국과 중국, 재일동포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가 만연하고 있는 상태다. 이러한 증오의 대상은 한국, 중국에 머물지 않고 다른 지역에서 온 이주민, 피차별 부락민(천민), 아이누민족, 오키나와 사람들, 또한 후쿠시마 원전 피폭자에게 까지 확산되고 있어 일본 내부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
 
재일대한기독교회(KCCJ)는 1970년대부터 일본교회 및 세계교회와 연대해 일본에서의 민족적 마이너리티인 재일동포와 재일 외국인의 인권획득 운동을 전개해 왔다. 초교파적이고 국제적인 운동의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1974년에 제1회 '마이너리티 문제와 선교전략 국제회의'를, 그리고 1994년에 제2회 회의를 교토(京都)에서 개최한 바 있다.
 
지난 11월 27일 본보를 찾은 총간사 김병호 목사는 "인종주의적 증오와 폭력은 그 나라와 사회를 스스로 파괴할 뿐 아니라, 특히 선진국에서는 제국주의, 대국주의, 그리고 극우적 민족주의와 결부되어 배외주의적 이데올로기와 사회 풍조를 형성, 권장하여 그 지역의 국제평화의 기반 그 자체를 붕괴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일본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헤이트 스피치의 인종차별 현상은,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과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 하기 위한 역사 수정주의적 이데올로기를 추진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전쟁포기를 명시한 헌법 제9조를 폐지하고 전쟁을 할 수 있는 헌법으로 개정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 등의 인근국가들과의 국제적 긴장관계를 증폭하고 있는 아베정권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총간사는 "출애굽기 23장 9절에도 '너는 이방 나그네를 압제하지 말라 너희가 애굽 땅에서 나그네 되었었은즉 나그네의 사정을 아느니라'라며 나그네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했다"며 "2001년 9월 더반회의 선언에서도 '자국민이 아닌 자, 특히 이주민, 난민, 비호 신청자에 대한 혐오는 오늘날 인종주의의 주 원천이며, 또한 그러한 사람들에 대한 인권침해는 광범위한 차별과 외국인 혐오, 인종주의 행위가 관행과 같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외국인 혹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총간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들은 일본의 헤이트 스피치와 그것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우경화 문제를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의 마이너리티 인권 상황과 인종차별적 폭력 문제를 공유하면서 신학적ㆍ선교론적인 깊은 고찰과 세계교회의 에큐메니칼적 연대를 통하여 이러한 박해와 싸워 나가기 위한 네트웍을 구축하기를 원한다"며 "우리들은 지금 재일동포로서, 그리고 일본에서 마이너리티교회로서 헤이트 스피치와 대치하며, 그것을 뛰어넘어 화해와 공생의 세계를 이루기 위한 큰 바램을 가지고 있고 이를 위해 일본교회 및 세계교회들과의 연대와 참여를 필요로 하고 있는 만큼 한국교회의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는 화해와 공생의 실현을 위한 인재 양성을 위해 각 교단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스 포럼'를 병행해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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